한국 전통향토의 맛을 찾아 ① 김치-경기·서울편

무·배추에서 밤·잣·전복·낙지까지… 많은 재료 넣은 고급스런 ‘김치’
새우젓·황석어젓·조기젓 등을 넣어 시원하면서 담백한 맛이 특징

최근 한국 전통음식의 그 기능성과 영양학적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식’, ‘장수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국가 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는 ‘한국의 전통향토음식’이 농촌의 향토 산업 활성화는 물론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가장 세계적인 음식’으로 일조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국 9개도의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 독특한 맛을 지닌 한국 전통향토음식을 소개해본다. 이번호는 김장철을 맞아 경기·서울지역의 이색김치를 소개한다.

▲ 숙깍두기
『경도잡지』를 보면 서울 사람들은 섞박지를 먹었음을 알 수 있는데 궁중이나 반가에서 배추김치는 ‘젓국지’, 무김치는 ‘섞박지’, ‘송송이’라 불렀다.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섞박지, 보쌈김치, 총각김치, 깍두기가 유명하다. 보쌈김치나 『규합총서』의 섞박지의 경우를 보더라도 무, 배추, 갓, 오이, 가지, 동과, 청과, 마늘, 고추뿐 아니라 조기젓, 준치젓, 밴댕이젓, 굴젓국 등과 소라, 낙지까지 많은 재료를 사용하고 젓국은 주로 새우젓, 황석어젓, 조기젓 등을 써서 담백한 맛을 냈다.

서울의 대표적 김치로는 통배추김치, 숙김치, 숙깍두기, 장김치, 백김치, 나박김치, 오이김치, 석류김치 등이 있으며, 경기도는 꿩김치, 고구마줄기김치, 이천게걸무김치, 보쌈김치, 수삼나박지김치, 강화순무김치, 용인오이지, 수삼채김치 등이 있다. 서울의 ‘숙김치(삶은김치)’는 젊은이와는 달리 치아가 부실한 노인들을 위해 무를 삶아 담은 김치로 ‘숙깍두기’는 숙김치의 대표적인 김치다.

▲ 이천게걸무김치
무를 통째로 찜통에 쪄서 잘라 양념에 버무리기도 한다. 『조선요리학』에 정종의 사위인 영명위(永明慰) 홍현주(洪顯周) 부인이 임금에게 처음으로 깍두기를 담가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각독기라 불렀으며, 그 후 여염집에도 소개됐다. 경기도의 ‘이천게걸무김치(게거리김치)’는 목화밭과 콩밭 사이에서 재배되어 온 토종무인 게걸무로 만든 김치이다. ‘게걸무’는 배추 뿌리와 같은 원추형으로 잔털이 많고 매운맛이 강하며, 속이 단단하고 무청은 보통 무보다 연하며 감칠맛이 있다.

[자료제공= 농촌진흥청]

 Tip. ‘숙깍둑기’ 만드는 방법
① 무는 깨끗이 씻어서 깍둑설기한 후 끓는 물에 살짝 삶아 건진다. ② 배추는 길이로 적당히 잘라 소금물에 절여 씻어 건진다. ③ 미나리는 줄기만 다듬어 자르고 쪽파도 다듬어 같은 크기로 자른다. ④ 새우젓은 다지고 양파와 배는 갈아서 즙만 짠다. ⑤ ‘①의 무’와 ‘②의 배추’에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려 색을 낸다. ⑥ 나머지 재료와 양념을 모두 합한 후 ‘⑤의 고추색’을 들인 무와 배추를 넣어 버무린다.

Tip. ‘이천게걸무김치’ 만드는 방법
① 게걸무는 잔털을 떼고 무청 달린 부분의 껍질을 도려 내어 깨끗이 씻고, 소금을 고루 뿌려서 절인 다음 물에 살짝 헹구어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② 실파, 갓은 다듬어서 무를 절이는 도중에 함께 넣어 절여서 살짝 씻어 건진다. ③ 냄비에 물을 담아 찹쌀가루를 잘 풀어서 풀을 쑤어 소금으로 간을 하여 식힌다. ④ 큰 그릇에 멸치젓국을 담아 먼저 고춧가루를 섞고 이어서 식힌 찹쌀풀을 고루 섞은 후에 파, 마늘, 생강, 새우젓, 설탕을 넣어 걸쭉한 양념을 만든다. ⑤ 섞어 놓은 양념에 절인 게걸무, 실파, 갓을 넣어 고루 버무려서 게걸무에 실파, 갓을 두 가닥 정도씩 한 데 모아 말아 둥근 묶음으로 해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꼭꼭 눌러서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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