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특별기획 - 일본의 농산물직판장 운영실태

▲ 미아자키현 관광명소 ‘다카치호’ 폭포.

농산물 판매와 소비동향 파악의 안테나숍 역할

정갈하고 깨끗한 규격화 농산물 소포장판매 힘써
향민(鄕民) 애향심 고취, 고향농업인 돕는 계기 마련
농협 전국 시(市), 정(町), 촌(村)마다 직판장 운영

글 싣는 순서
1. 도쿄 소재 농가레스토랑 운영실태 스케치
2. 일본농업의 특징과 여성농업인 정책
3. 도쿄 내 미야자키현과 이와테현의 농산물직판장 운영실태
4. 일본의 농업 및 식품산업기술 연구동태

일본은 도쿄 도(都)를 포함, 전국적으로 47개 도(都) 현(縣)이 있다.
전국의 43개 현이 도쿄, 오사카 등 큰도시에 나가 현(縣) 단위 농산물직판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이런 직판장을 안테나숍(shop)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도시 소비자가 어떤 농산물을 좋아하는지 관찰, 점검해 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안테나숍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일본은 각현마다 도쿄와 오사카를 비롯한 큰 도시에 농수산물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농산물직판장은 농산물판매에 탄력을 준다. 도시진출 향민(鄕民)에게는 애향심 고취, 고향 농업인을 돕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직판장인 안테나숍은 소비자의 소비동향과 동태를 점검, 관찰한다는 점에서 우리도 적극 도입,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일본 농협은 현(縣), 시(市), 정(町) 촌(村)마다 넓은 주차장을 갖춘 농수산물직판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농수산물을 대형 유통마트에 내놓기 보다 곳곳 농협직판장을 경유, 대량 판매되고 있는 것은 도농시민 양측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우리 농협도 적극 도입해야 될 일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일본의 농수산물판매는 정갈하고 깨끗하게 다듬어 핵가족화에 대응하여 규격화 소포장으로 판매하고 있다. 규격화, 소포장 판매는 신뢰와 물자절약, 낭비를 억제시키는 일거삼득(一擧三得)의 실효를 거둔다는 것을 보이는 좋은 사례로 보았다.
이것 역시 우리도 적극 검토, 수용해야 할 일이라고 보았다.

미야자키현 농산물직판장

▲ 미야자키현 농산물직판장 다카하시 점장의 모습.
도쿄의 번화가요지(繁華街要地)는 긴자와 신주쿠이다.
먼저 신주쿠에 나와 있는 미야자키현의 농산물직판장을 찾아갔다.
미야자키현의 농산물직판장은 15년 전에 문을 열었으며 공식 명칭은 미야자키물산무역진흥센터라고 부른다.
미야자키농산물직판장은 바로 신주쿠 전철역사(驛舍) 건너편 좁은 길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
기자는 1층에 들어서자마자 매대(賣臺)에 농산물이 소담스럽고 깔끔하게 전시되었기에 사진찍기에 급급하다가 다카하시 카즈히코 점장(店長)을 찾아갔다.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점장인 다카하시 카즈히코 씨를 만났다.
기자가 내민 명함을 보자 마자 근엄한 표정을 풀고 웃음을 띠며 반갑게 우리 일행을 맞았다. 그가 전네준 명함을 자세히 살펴보니 미와자키현은 도쿄와 오사카 두 도시에 직판장을 두고 있음을 알았다. 신주쿠지역 땅값이 높아 직판장을 주로 매대로 최대한 활용하다보니 기자와 앉아 대담할 마땅한 자리가 없는 듯 했다. 서서 질문을 주고 받아야 했다.
“이 직판장은 15년 전에 개장되었어요. 공익사단법인으로 농업인, 현정부, 기업인 간 공동출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가공품에 한해서 판매를 하고 판로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다음 상품개발, 물산전 개최, 도쿄시민대상 미야자키방문 연수와 관광상담, 농산가공품의 선전대행을 돕고 있지요.”
전시(展示)판매품목은 가공상품이 90%, 그중 축산가공품이 대부분이며 나머지는 과일중심 농산물이 10%에 이른다고 했다.
전시 판매되는 농산물과 가공품은 우리보다 면밀한 규격화와 함께 깔끔, 청결하게 소포장을 하여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계절별로 20여개 품목을 엄선, 중점 전시 판매한다.
미야자키현은 따뜻한 지방이라 열대과일도 생산되는데 일향하(日向夏), 일본명으로 ‘휴가낱슈’라는 귤은 껍질을 칼로 깎아 하얀 부분만을 먹는데 이 귤이 유명하다고 했다. 이 직판장에서는 닭가공품을 제일 많이 팔고 있다.
미야자키현에서는 오이와 쥬키니호박, 피망이 많이 나기 때문에 이 농산물도 인기리에 잘 팔리고 있다.
점포 관리직원은 대부분 파트타임직원이며 총 20명에 이른다고 했다. 연매출 32억엔, 조그마한 직판장 매출치고는 많다고 생각되었다. 끝으로 한국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 뭐냐고 물었다.
소주, 젓가락, 200여년 된 나무로 만든 바둑판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미야자키현의 자랑스러운 관광지로 바위협곡에서 내려쏟는 ‘다카치오’폭포는 가을 단풍이 물든 때 참으로 아름다운 절경이라고 했다.

이와테현 농산물직판장

▲ 이와테현 농산물직판장 내부 모습.
다음 도쿄시내 가장 번화가인 긴자에 자리한 이와테현(縣) 농산물직판장을 찾아갔다.
이와테현 농산물직판장은 일본인이 즐겨보는 전통가무(歌舞)인 가부키전용공연장인 가부키좌 바로 건너편과 스키치수산시장 인근 상권이 매우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와테현 농산물직판장은 앞서 취재한 미야자키현 농산물직판장보다 한눈에 보아도 위치가 좋았고 점포내 고객도 많이 붐볐다.
이와테현 농산물직판장은 공식명칭으로 이와테산(産) 주식회사 동경지점이라고 부르고 고객에게는 별칭으로 ‘이와테금산프라자’라고 통칭한다고 했다.
이와테산(産)주식회사 휘하에는 이와테현 본지(本地)에 두곳의 이와테특산품프라자가 있다.
그리고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센다이에 영업소를 두고 있다.
사카모토점장(店長) 역시 매장을 드나들기 바빠서 서서 문답을 나눠야 했다.
이와테현이 교통접근이 어려운 곳이라는 얘기를 여러차례 들었기에 이와테를 찾아가는 교통편을 물었다.
신간선을 이용하는 철도편은 동경에서 모리오카를 경유, 2시간 40분을 가야 이와테에 닿는다고 했다. 다음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행 비행기를 타고 가 내려 육로로 찾아가야 하는 오지라고 했다.
이와테현이 이같이 오지에 있어 이와테현 휘하 농산물직판장이 미야자키현보다 더 많이 두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와테현 도쿄농산물직판장의 현황을 알아봤다.
“이와테현 도쿄농산물직판장은 15년 전 개설했으며 현(縣)의 현장(懸長)이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장, 회사, 농협소속 농업인 등 263개 회원사들로부터 상품을 납품받고 있습니다. 판매상품은 1,634개 품목에 이릅니다.
2012년에는 총 1,390개 품목이 입점(入店)되었습니다. 상품구성은 농산물 15%, 수산물 14%, 나머지는 육가공품, 유제품 등이며 공예품이 8%에 이릅니다.”
종업원수 총 26명, 정사원 4명이며, 나머지는 시간제 아르바이트 고용인이라고 했다.
이와테현은 바다와 산을 끼고 있어 생산되는 농산물이 매우 다양하며 풍부하다. 사과명산지인 아오모리현과 가까이 있어 맛좋은 사과가 많이 나며 밥맛이 좋은 쌀도 많이 생산, 인기가 있다. 1년 매출액은 5억6천만엔이라고 했다. 일본은 2011년 3월10일 후쿠시마 대지진 피해를 입었다.
대지진 발생지 인근 북쪽에 있는 이와테현 주민도 도와야 된다는 국민적 구호붐이 일어 고객이 쇄도, 직판장 설립이래 최대인 8억엔의 매출을 올렸다고 했다.
사카모토 점장은 이와테현의 관광명승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라이어스 절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이와이농장도 볼거리가 많은 관광농원이라고 했다. 일본에 오면 이곳을 꼭 찾아 보아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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