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근 농촌진흥청 맥류사료작물과장

▲ 박광근 농촌진흥청 맥류사료작물과장

지구촌 기상이변 진행중
기후변화 강한 새 품종
재배기술 개발에 노력해야

지난 10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공동 발간한 ‘동아시아 기후변화 경제학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은 채 지금과 같은 발전 양상을 이어가면 2100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손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후변화가 수십 년 안에 세계 식량 공급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기후변화와 식량문제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2012년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3.6%다. 풍족하게 먹거리를 즐겨오던 사이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1/4토막으로 떨어져 가벼운 감기 수준의 국제곡물 불안에도 독감을 앓아야만 할 처지가 됐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140%를 넘었던 경지이용률이 2012년에는 102%로 떨어졌으며, 실제 농사를 지었던 면적으로 환산하면 1970년대 중반의 314만㏊에서 176만㏊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인구는 3천500만 명에서 5천만 명으로 늘었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이면서 수출국이었던 중국도 지금은 순 수입국으로 바뀌어 점점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은 제2 주곡인 밀의 자급률이 17%나 된다. 하지만 우리는 1984년 수매중단 이후 30년간 한 치 앞으로의 전진도 힘겹다. 최근 밀 자급률 10% 목표를 정하고 있지만 걸음마를 떼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우리밀의 생산과 소비가 연계된 기본 틀을 갖춰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재난에 대비한 훈련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은 재난과 국가의 안보에 대한 대비체제를 갖추고자 하는 것이다. 식량 또한 이러한 기반을 갖추고 실제 가동해야 한다. 그 기반이 밀 자급률 10%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농업여건이 벼와 맥류(보리와 밀) 이모작을 기본으로 하는 논 농업이 기반인 나라다. 이제 과거의 경지이용률을 되살려 겨울철 맥류재배를 확대하는 이모작으로 식량안보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도 지구촌의 기상이변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해결하는 장기적인 노력과 기후변화에 강한 품종, 재배기술을 개발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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