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의 현장탐방 동행취재 - 괴산 절임배추

▲ 농식품부 장관은 배추의 작황과 수급에 관계없이 절임배추 가공으로 걱정없이 농사짓는 엄익희·황태진 부부의 농가를 방문해 “농업을 사업화한 선진사례로 자랑스럽다”며 격려했다.

절임배추와 옥수수 농사로 연 2억 매출
1996년부터 절임배추 가공,
현재 4천여 단골과 직거래로 소득 창출

배추가 과잉생산 우려가 있어 배추값 폭락까지 예상된다는 소식에 풍작에도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다. 그래서 지난 11월 10일 이동필 농식품부장관은 김장배추의 주산지 중의 한곳인 충북 괴산을 찾아 배추 작황을 직접 살피고 올해 김장배추에 대한 농가의 얘기를 청취했다.
하지만 배추농사뿐 아니라 절임배추가공과 단골 고객 확보로 억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엄익희·황태진 부부의 경우는 시장의 배추가격 등락에 별 영향이 없다고 환하게 웃는다. 장관의 현장 탐방을 동행 취재했다.

#도시에서 김장을 할 때, 골칫덩어리 중 하나가 김장 쓰레기다. 또 주부들은 김장할 때 하루를 꼬박 새며 하는 배추 절이기가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장철 절임배추 이용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고 괴산은 다른 지역보다 일찍 절임배추 가공을 시작한 지역이다.
“괴산지역은 해발 300고지로 기습 한파가 오기도 하지요. 6년 전에도 한번 고생한 적이 있어요. 올해도 일찍 한파가 올 수 있어서 23일이면 절임배추가공을 모두 마치려고 합니다. 올해는 김장을 조금 서두르는 게 좋아요”
충북 괴산군 장연면의 엄익희 황태진 부부가 현장에서 들려주는 얘기다. 부부는 직접 생산한 배추로 절임배추가공과 여름 괴산 옥수수 농사로 연소득 2억을 올리고 있는 농업인 부부다.

#지난 10일 이동필 장관이 배추 작황을 살피려고 방문한 날에도 절임배추 가공으로 한창 바쁜 날이었다. 밭에서 배추를 수확하고 절임배추로 가공해 꼬박 이틀이면 주문한 집에 도착하는 시스템이다. 신선한 것은 보장한다. 부부는 1996년부터 절임배추 가공을 시작해 현재는 4천여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매스컴에서 배추가 과잉생산됐다는데 괴산지역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아요. 그런 얘기 때문에 오히려 괴산의 절임배추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의 소리가 들려와서 속상해요.”
황태진 부부는 1만 5천평의 배추농사를 짓지만 올해의 경우 병충해가 있어서 작황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고 들려준다. 30% 정도의 배추는 상품성이 없다는 것이다.
괴산지역의 절임배추가격은 괴산생산자협의회에서 매년 통일된 가격을 결정하면 거기에 따른다. 올해는 20kg 한상자에 3만원으로 책정됐다. 택배비를 제외한 가격이다.
다른 지역의 보다 저렴한 절임배추도 구입할 수 있지만 괴산의 절임배추만을 고집하는 충성고객이 황태진 농가에는 2천여 명 정도가 되기에 배추가격의 등락에 그닥 영향을 받지 않아 편한 마음이다.
괴산의 배추농가는 여름에 전작으로 옥수수를 심는데, 옥수수를 심었던 땅의 배추가 유난히 고소하고 달아서 한번 맛본 고객의 꾸준한 주문이 이어진다고 엄익희 씨는 귀띔한다.
하지만 절임배추 가공으로 바쁜 두달 정도는 일손을 구할 수가 없어서 애가 탄다. 이날도 연로한 황태진 씨의 노모까지 일손을 거들러 작업장에 나왔다. 또 남자 10만원, 여자 6만원하는 인건비도 부담스럽다. 이런 이유를 들어 부부는 장관에게 외국인근로자 인력 수급문제를 건의하기도 했다.

▲ 충북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의 엄익희 씨는 김장절임배추 외에도 냉동옥수수를 연중 판매하며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업의 새로운 활력찾기 모범사례
보통 절임배추를 찜찜해 하는 소비자들은 배추절임에 쓰이는 소금과 세척수를 의심하는 경우가 있다. 황태진 농가에서는 신안의 천일염을 이용하고 있고 이것은 괴산지역은 모두 마찬가지다. 세척수 역시 해발 50m의 지하암반수를 사용하며 기포방울이 나오는 세척기로 이물질을 걸러내 집에서보다 더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엄익희 씨는 “이물은 우리가 그냥 생수로 먹는 물”이라고 소개했다. 한 가지 하우스를 간이 작업장으로 이용하는 것은 작업장을 겨울 한철만 사용하기에 이곳에 더 이상 무리한 투자를 할 수 없는데, 식품위생법에 저촉돼 쇼핑몰에 입점 할 수 없는 제약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관은 “괴산군 조례 등을 만들어 해결하거나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업장 시설을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장관은 “시장은 자연스러운 게 가장 바람직하다. 배추값 등락에 일비일희 하지 않고 농업인 스스로 신용을 쌓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계약으로 가격을 안정시키는 바람직한 사례”라며 부부를 자랑스러워하며 “앞으로도 농업의 새로운 활력을 찾는데 앞장서 달라”고 격려했다.

엄익희 씨 부부가 속해있는 괴산 시골절임배추영농조합법인(정순천 대표)은 회원수 420명으로 2006년 164ha의 배추재배면적으로 시작했으나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거듭해 올해는 560ha의 재배면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생산량도 120만 박스로 360억원의 매출액으로 가을 배추 농사만으로 가구당 평균 4천 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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