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실는지 모르지만 3년 전인 지난 2010년 10월12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이색 장례식이 열렸다.
양봉인들이 상복을 입고 토종벌 장례식을 치뤘다.
그해 봄과 여름, 이상기온과 전염병으로 양봉인들이 키우던 벌이 폐사하자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벌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인류가 기르는 식용작물의 75%는 숫벌들이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야 열매가 맺게 되고 맺힌 열매를 키워 거둬야 식량을 얻는다.
꽃가루를 암술에 묻혀주는 것은 수분작업이라 하는데 이 작업은 벌과 곤충이 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와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자연을 훼손하는데 따라 벌과 곤충이 살 기반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양봉인들이 키우는 벌들의 수분작업 기여도는 14%밖에 안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수분작업은 야생벌과 야생곤충들이 하는데 그 수분작업 기여도는 양봉벌의 2배 이상이라고 한다.
가루받이 양상도 달랐다. 양봉벌은 한 식물만을 맴돌며 같은 뿌리에서 난 꽃들만 찾아 다녔다.
반면 야생벌은 여러식물을 옮겨 다니며 다양한 꽃가루를 날랐다. 야생벌의 수분작업은 유전적으로 다양한 형질을 뒤섞는 수분작업을 해 더 강하고 튼튼한 열매를 열리게 한다.
따라서 연구진들은 양봉벌만 의존하는 것은 식량생산의 위기가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식량작물의 수분을 돕는 모든 벌과 곤충을 보호하는 일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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