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다문화특별기획 -해피투게더 :농협 2013 이민여성 농업교육 워크숍

▲ 윤명희 국회의원, 농협 김성훈 상무, 김진국 부장과 250여명의 결혼이주여성, 다문화 종사자들은 이날 이민여성 1:1농업교육의 성취와 우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지난 14일 서울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3 이민여성 농업교육 워크숍’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에서 단란한 가정, 성공한 영농인으로 정착하려는 결혼이주여성들과 그들을 또 한 명의 딸·막내 동생으로 여기며 사랑을 나눠주는 여성농업인(멘토)들의 열정과 우정, 헌신과 봉사가 어우러진 가슴 뭉클한 감동의 현장이었다.

▲ 이시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
이주여성 농촌주역으로 변모
이날 워크숍은 윤명희 국회의원과 농협중앙회 김성훈 상무, 김진국 부장 등 내빈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민여성농업교육 이수자, 농협담당자, 여성농업인 멘토 등 250여명이 모여 15일까지 1박 2일로 진행됐다.
강원대 이향미 교수는 ‘2013년 이민여성 농업교육 결과보고’에서 “농촌지역 결혼이민여성의 역할이 초기의 이민자·가정주부·농업보조자에서 농업주종사자·농업CEO ·지역사회리더·농산업 경영자로 전환되는 정착단계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며 “농촌지역결혼이민여성은 미래 농업·농촌의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시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장은 ‘여성농업인 육성정책 추진현황 및 계획’발표에서 “농촌결혼이주여성들은 공동화 돼가는 우리농촌의 빈자리를 채워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라며 이민여성농업교육 설문결과에서 나온 △농업교재의 어려움 △아이돌보기로 인한 교육 참석애로 △격오지 교통 불편 △취·창업, 경영분야 교육확대 등의 건의사항에 대해 “면 단위까지의 교통비 실비지원 확대와 농협, 여성센터 등을 활용한 아이돌보기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멘토와 멘티
이민여성교육 우수사례 발표는 농촌에 정착한 결혼이주여성에게 지역농협과 여성농업인 멘토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각성케하는 자리였다.
이날 농협중앙회장 표창을 받은 장수의 유 아그네스(필리핀 출신), 횡성의 초이차이렝(캄보디아), 가평의 렌티하이(페트남) 씨 등 15명의 이주여성들은 한결같이 “농협과 멘토농업인들의 1:1 농업교육을 통해 한국에서 농업으로 잘 살수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멘토로 농협중앙회장 표창을 받은 안성의 조옥련, 홍천의 최경숙, 제주의 고옥자 씨 등은 15명의 여성농업인들은 “이주여성들을 보면 30년 전 시골에 시집와 막막해 하던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다.”며 “이들과 함께하며 농촌을 새로운 활력으로 넘쳐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한 팝페라 공연의 ‘여는마당’에서부터 교육결과발표, 우수사례발표, 정책설명, 강연(방대한 씨), 15일에 진행된 견학·관람(국립현대미술관, 서울랜드 등)에 이르기까지 농협의 세심한 행사진행과 사전준비로 참석자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현장에서 만난 사람

“멘토 가르침으로 한우농사 자신감 얻었어요”

결혼이민여성쪾강미화 씨(전북 부안·중국 동포)

중국교포출신인 강미화 씨는 양계와 쌀 농사를 짓다가 몇 년 전 조류독감으로 닭들이 폐사하고 쌀농사도 임차비를 제하면 별로 남는 게 없어 고심했다.
강 씨는 멘토인 김영순 씨의 한우농장에서 바닥부터 배웠고 김영순 씨는 강 씨를 딸처럼 대하며 열심히 가르쳤다.
“한우 분뇨 제거하는데 냄새가 역겨워 혼났다. 동물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 어찌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멘토님께서는 본인도 무척 바쁜데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한우의 종류서부터 송아지 분만법, 사료급식, 볏짚과 사료배합, 손수레 쓰는 법, 송아지위생관리 등 하나에서 열까지 친절히 가르쳐주셔서 이제는 한우 키우는 데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 씨는 농협에서 진행하는 다문화여성대학교육을 통해 축산선진농장도 여러 번 견학했다.
“우리 부부는 멘토링 농업교육을 통해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내년에는 한우 10두부터 구입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예정”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나에게 온 작은 천사, 엄마의 마음으로 지켜줄래요”

여성농업인 멘토쪾김기남 씨(경북 안동)

김기남 씨에게 베트남 출신의 레티홍티(30)는 먹먹한 슬픔이자 삶의 보람이다.
8년 전 시집온 홍티는 노모를 모시고 시각장애인 남편과 아들 둘, 딸 둘을 뒀다. 자녀 중 두 명도 시각장애를 앓고 있다.
“고추대보다 작은 키로 열심히 농사를 지며 잘 살아보겠다고 애쓰는 모습, 절망적인 가정환경 속에서도 항상 웃고 성실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김 씨는 사례발표를 하면서 여러 번 목이 메었다.
김 씨의 남편도 적극적으로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다. 홍티 씨가 부부싸움이라도 할라치면 남편은 홍티 씨 집에 찾아가 중재역할도 해주곤 했단다. 아이들은 김 씨를 ‘시내(市內)할머니’라 부르며 김 씨에게 착착 안긴다.
“홍티를 보면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홍티는 반대로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된다. 내게 온 작은 천사랄까? 그녀의 손이 되주고 가슴이 되주고 싶다. 당당한 한국여성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는 홍티를 보고싶다.”는 김기남 멘토는 든든한 엄마이자 맏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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