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알고싶다

수수퇴비 연작피해 줄여…조사료 가치도 높아
천연색소·건축자재 등 다양한 산업소재로 이용

수수를 재배하면 토양 속의 염류가 제거돼 연작 피해를 줄여주고, 수확 후에 남는 수숫대는 퇴비로 이용 가능하다. 수수는 토양 속에 집적돼 있는 염류를 다량으로 흡수하고, 수수의 긴 뿌리가 토양의 공극률, 즉 틈새를 넓게 해줘 연작피해를 감소시킨다.
수수 부산물 퇴비는 톱밥에 비해 수분 흡수율이 높아 토양의 수분 조절에 유리하고, 분해 기간도 10일 정도 짧은 장점이 있다.
수수는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의 환경에서도 잘 견디고, 간척지와 같은 염류토양지에서도 잘 재배되는 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1㎏의 건조된 식물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물이 옥수수는 368㎏, 보리가 434㎏, 밀이 514㎏인데 반해 수수는 332㎏으로 물을 가장 적게 먹고 자라는 작물이다.
한편, 수수는 식물체 전체를 풋베기해 사료로 이용하거나 수확 후의 부산물도 사료로 이용할 수 있어 조사료로서 가치가 높다. 곡식이 익기 전에 수확해 가축에게 먹이로 주는 사료작물로서 옥수수보다 생산비가 저렴하고 생산량도 많다. 이에따라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듀폰, 노바티스 등이 사료작물 육성에 수수를 활용하는 등 미래 사료작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수수는 산업소재로서 쓰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수수는 예전에 집집마다 있던 수수 빗자루의 재료로, 최근에는 천연색소·건축자재 등 다양한 산업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수수로 만든 빗자루는 악귀를 쫓는다는 의미와 함께 구석을 청소하는데 용이해 아직도 일부 가정에서는 선호하고 있다.
예로부터 수수깡놀이와 거북놀이 등 전통놀이감의 재료로, 또는 광주리, 망태 등의 생활도구를 만드는 짚풀공예의 소재로 많이 이용해온 만큼 수수는 체험관광의 소재로 긴요하게 활용될 수도 있다.
또한 수수에서 추출되는 천연색소는 화장품, 나노섬유, 인체친화형 플라스틱(안경테) 등을 만드는데도 쓰인다. 수수 추출물 중 에피게니니딘과 루테올리니딘은 피부를 어둡게 하거나 주름을 만드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천연 건축자재로도 수수가 이용되고 있는데, 수수껍질을 이용한 벽지가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수수껍질로 만든 천연벽지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을 줄이고, 화재 시 유독가스가 발생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수수로 만든 합판도 개발돼 가구 제작에도 활용되고 있다.
웰빙문화의 확산을 수수산업의 가치 창출 기회로 삼아야 한다. 특히 지역의 음식, 풍경, 이야기와 연계하는 상품을 개발해 농촌경제를 살리는 방식도 고려해봄직 하다. 그리고 미국·일본 등과 비교해 저조한 수수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와 정책,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해야 하고, 우량 신품종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한 체계를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도움말=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잡곡과 김정인>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