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이연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이연희

내용 식물의 씨앗이 발아하고 난 뒤, 식물 내에서 광합성과 같은 작용을 거치면서 뿌리·줄기·잎이 나고 점차 그 크기와 무게를 더해가는 과정을 식물의 생장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식물의 생장은 식물기관의 성장에 있어서 세포분열로 인해 세포수가 늘어나는 세포증식과 세포신장이라는 두 과정의 통합적인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세포증식과 세포신장이라는 두 과정의 작용으로 이루어지는 식물의 생장형태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식물들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들이 같은 환경에서 자라면서 그 유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서로 유연관계에 있는 같은 종의 식물이라고 할지라도 다양한 잎, 꽃 등의 식물기관 특성을 갖고 있는데 이는 주로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그 주변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한 결과물이다. 몇 가지 예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식물이 번식할 수 있도록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옮기는 일을 도와주는 곤충의 형태에 따라서 꽃의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로도 같은 종 내에서도 셀 수 없을 수만큼의 다양한 잎, 꽃 등의 식물 기관의 특성을 갖게 될 수 있는데, 그것은 각기 식물이 자라는 다양한 기후조건에 따라 그에 맞는 형태를 유지해가면서 생장하는 경우이다.

이처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자연 속에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기관특성과 모양, 생장 특성을 갖고 있는 식물들이 무궁무진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이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장을 조절하는 방법이나 그 과정이 어떻게 변형되는가를 연구하는 것은 식물을 이해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난히도 심각한 이상기후로 인해 많은 식물이 생장함에 있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아마도 식물체 내에서는 모든 생장 기작이 비상사태에 돌입하여 이상기후들에 맞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가뭄과 홍수 그리고 한파와 같은 식물이 생장하기 어려운 시기가 다가왔을 때 비상 가동할 수 있는 생장무기를 식물의 유전정보 속에 미리 심어줄 수 있다면 식물이 생장하는 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유전자 수준의 유전체 정보, 단백질 정보 그리고 대사물질 정보들을 시스템적으로 연결함으로서 이러한 생장기작을 밝혀보려는 연구가 지금 이 순간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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