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 부회장

▲ 오경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 부회장
"6차산업을 농촌여성의 손으로 이루어내서
21세기 새마을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면 어떨까"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 다양한 사업으로 농촌을 지키려고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중에서 유통구조의 개선 없이는 농산물의 제값 받기가 공염불이라는 말은 십수년간 마치 바람소리처럼 되풀이해서 듣고만 있을 뿐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일이다. 이 문제를 농촌 스스로가 아주 작은 사업으로부터 기지개를 켜고 드디어는 우리 농산물을 1차 산물이 아닌 6차상품으로 격상시켜 확실한 부가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일이야말로 섬세한 우리 여성들의 손끝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새마을 운동이 성공한 이유 중에 하나가 새마을 부녀회의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에 의한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점을 꼭 기억하고 우리 농촌여성들이 세계 속에 한국 농촌여성들의 괄목할만한 새로운 창조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 농촌 여성들이 직접 나서서 경영인도 되어보자. 앞으로 다가올 김장철을 미리 대비해서 창업을 시작해 보자. 우선 동네 부녀회가 한 단위가 되어서 사업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더 능률적일 것 같다. 임시로 김치공장을 차린다는 기분으로 넓은 장소를 택해서 50명 쯤이 작업할 수 있는 작업대를 설치한다. 이 기본 준비가 가능하면 직접 서울의 아파트 부녀회나 여성단체 등과 교섭해서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할 대상을 모집한다. 그냥 체험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김장을 현지에 와서 재료를 구입한 후 직접 담가 갈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는 체험관광 프로그램인 것이다. 젓갈 소금 등 조미료만 각자가 취향대로 가져오고 일체의 농산물 김장 재료는 현지에서 구매하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가 되어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어 양쪽에 고루 이익이 되고 막대한 물류비도 줄일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또 도시 여성들의 경우에도 농촌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김장 재료들을 보면서 그저 흔하게 있는 자연의 일부로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둔다. 농민의 뜨거운 땀방울과 계산하기 힘든 많은 시간이 거기 배추잎 하나에도 알알이 박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내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한 줄 알아야 한다. 도시인들은 싱싱한 농산물을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김장을 담가 옴으로써 가족의 건강과 입맛을 지킬 수 있다는 무형의 이익과 가치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농촌의 경우는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해서 배추 값을 더 받은들 얼마나 더 받겠느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제안 하는 것은 단순히 그런 차원이 아니다. 이런 일이 정착되면 농촌에 새로운 일거리로 상시적인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 조금씩 먹는 열무김치에서부터 오이김치에 이르기 까지 소비자는 소량씩 주문해도 여러명의 주문이 합해지면 한 두 사람이 계속적으로 공급해야 할 만큼의 상시적 일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택배 조직과 인터넷 활성화가 이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6차산업을 농촌여성의 손으로 이루어내서 21세기 새마을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 것이다. 도시여성들은 이맘때가 되면 김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은근히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사 먹자니 아직은 좀 찜찜하고 담가먹을 일을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인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공간이 좁고 마당이 없는 주거생활이 대부분이다 보니 절이고 씻는 일이 거추장스럽기 그지없다. 그래서 절임배추를 배달하는 집이 많아졌으니 시골 가서 김장 담가오기 사업은 잘하면 그야말로 대박이 날 수도 있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동창회, 부녀회 등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이 조직의 연결을 잘 관리해서 지속적인 농산물 직거래와 생활 문화의 교류로 이어지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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