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 강원도 홍천읍 ‘순옥한과’ 박순옥 대표

마을기업으로 키워 어르신 일자리 만드는 게 목표

상표나 간판에 본인의 이름을 내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어지간한 용기가 있거나 아니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없다면 힘든 일이다. 홍천군 홍천읍 갈마곡에 있는 한과사업장인 순옥한과 역시 상표 명칭을 대표인 박순옥 씨의 이름으로 붙였다. 스스로 이름값은 꼭 하겠다는 굳은 다짐이기도 하다.
“제 이름인 순옥한과로 상표를 정한 이유는 한과 만드는 일이 제가 가장 자신있게 잘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박순옥 대표는 자신의 이름으로 간판과 상표를 붙이는데 조금의 주저함이 없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전통과자인 한과를 만드는 데는 많은 정성과 솜씨가 필요하다. 박순옥 대표도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한과 만들기를 배우며 솜씨를 대물림했다.
사실 농촌여성들이 부업으로 많이 하는 사업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게 장류사업과 한과사업이다. 그만큼 경쟁도 심해서 그 집만의 특색이 필요하고, 차별화된 노하우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순옥한과에는 어떤 노하우가 있을까?
“달지 않은 게 특징인데 요즘 입맛에 맞는다네요.”
순옥한과의 한과제품은 옥수수조청을 입혀 만들기에 맛이 깔끔하고 단맛이 적은게 특징이다. 한과에 입히는 조청 역시 박순옥 대표가 옥수수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청도 전통방식으로 가마솥에 장작불로 달여서 만든다. 옥수수를 물에 불리고, 곱게 갈아서 꼬박 24시간의 정성을 더한다. 하루 종일 손이 가는 작업이라 꾀가 날 법도 하지만 어머니와 할머니가 그래 왔듯이 직접 만든 옥수수 조청만을 순옥한과는 고집한다.
한과의 겉에 묻히는 고명 역시 단호박, 백년초, 참깨, 흑임자, 기장 등 다양하게 구색을 맞춰서 색색의 고운 빛깔의 한과를 만든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순옥한과에서는 다른 한과집에서는 공정이 까다로와서 기피하는 커다란 산자를 생산하고 있다. 산자는 차례상이나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라 더 정성이 필요하고 누에모양의 작은 한과보다 공정도 어렵다.
“네모 반듯하고 모양이 일정해야 하는 산자는 일반 한과보다 손이 더 많이 가요. 모양과 각을 살리는 것도 힘들어요.”
박 대표는 그래도 제사 등 일년 열두달의 꾸준한 수요에 맞추기 위해 18cm 규격의 산자를 만들며 전통을 지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순옥한과는 그동안 주위 친지 등 입소문으로만 판매했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홍천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군비 지원을 받아 포장과 간판 등을 새롭게 했다.
박순옥 대표는 한과 맛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사업 쪽으로 한과사업을 더 키울 생각은 못하던 형편에 큰 응원군을 얻었다고 의욕을 보였다.
“마을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어요. 사업을 키워 어르신들의 소일거리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홍천군게이트볼연합회 사무장과 농촌지도자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지역사회 활동과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는 박순옥 대표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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