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 숲골농원 최혜진 대표

 친환경 백도라지, ‘즙·조청’으로 재탄생
절임배추 단골고객 입소문 통해 연매출 1억원

충북 괴산군 문광면 전법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숲골농원’ 최혜진(50) 대표는 올 초 도라지가공사업장을 개소했다. 남편 김태균(50)씨와 함께 7만여㎡의 농지에 벼·배추·잡곡·도라지 등 다양한 품목의 농사를 짓고 있지만, 요즘 들어 가장 공들여 농사짓는 것이 바로 도라지다. 그것도 일반 도라지가 아닌 으뜸백도라지. 1만㎡의 밭에서 자란 도라지는 ‘즙, 조청’ 등 가공식품으로 재탄생돼 연 매출 1억원의 소득을 올려주고 있다.

꿈이 자라는 ‘도라지 밭’
청주에서 사업을 하다 이곳 괴산으로 귀향해 농사를 지은지 18년째. 최 대표 부부는 배추농사를 짓던 중 괴산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도라지 재배에 도전하게 됐다. 으뜸도라지가 재래종 도라지에 비해 수확량이 많고 고가에 판매할 수 있다는 말에 재배를 결심하게 된 것. 첫해 500㎡의 면적에 재배를 시작해 1년에 두 배씩 재배면적을 넓혀 올해 1만여㎡의 밭에 도라지를 키우고 있다. 부부는 도라지 재배에 머물지 않고, 도라지 가공품 생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생도라지는 보관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충북도농업기술원의 자문을 받아 도라지즙을 만들었지요.” 생활개선괴산군연합회 부회장이기도 한 최 대표는 도라지즙 개발동기가 우연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저희가 절임배추를 3,000박스 정도 만들거든요. 절임배추 단골고객들에게 성의 표시하려고 농사지은 도라지로 즙을 만들어 배추와 함께 보냈더니 반응이 너무 좋더군요.”
최 대표는 300여명에 달하는 단골고객에게 절임배추를 보내면서 “직접 재배해서 만든 도라지즙입니다. ‘동의보감에 기침감기에 좋다’고 나와 있네요. 정성껏 만든 것이니 드셔보세요.”라고 편지를 써서 20봉씩 보냈다. 그런데 얼마 후 도라지즙을 먹어본 고객들에게서 ‘돈을 주고 살 테니 더 보내 달라’는 전화를 수십 통 받게 됐다.
“아이에게 먹였더니 겨울철에 감기가 안 걸리더라.”라는 반응이 왔다. 그는 거기서 자신감을 얻어 도라지즙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됐다.
도라지와 배, 생강, 감초 등 방부제 첨가 없이 만든 도라지즙은 입소문을 통해 전량 판매되고 있으며,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도라지 조청 역시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도라지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요. 뿌리는 약용과 식용으로 쓰이고, 꽃은 꽃꽂이용으로 팔리고, 순은 장아찌를 담그거든요. 그리고 차 연구하시는 분이 도라지꽃차를 개발해 보자고 해서 연구 중입니다.”
김 대표는 단골고객을 초청해 이런 모든 활동을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열심히 도라지 체험농장을 일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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