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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이 행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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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9  11: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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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농촌이 풍요로워질 때
행복은 더 커진다.
농촌여성이 행복해야
농업에 생기가 돈다."

가을이 찾아오는 길목, 9월에 들어섰다. 여성은 유연한 사고(思考)와 소통 능력, 가정과 사회를 지탱해 주는 힘을 지녔다. 농촌의 미래를 일구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여성이다. 여름 내내 숨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논밭을 헤쳐 왔다. 농촌여성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발현시키느냐는 앞으로 우리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다.
무엇보다 농촌여성이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요, 총체적인 목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행복에 대해 저마다 다른 정의를 품고 살아간다. 어느 쪽이 옳거나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행복은 나비와 같다. 잡으려고 하면 항상 멀리 달아나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스스로 어깨에 내려앉는다. 여성들의 자기실현 욕구는 날로 높아지고 있고 농촌사회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농촌여성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합당한 보답을 받는 시스템은 아직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여성들의 능력이 사장되지 않고 농촌발전에 동력으로 쓰일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서울대학교에 ‘행복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많은 대학들이 ‘암연구소’는 있지만 ‘행복연구소’는 국내에서는 최초다. ‘더 나은 삶을 위하여’를 미션으로 삼고, 구체적으로 우리사회의 행복수준을 높이기 위해 행복에 대한 심층 연구를 한다.
한국인의 행복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다. 농촌여성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농촌여성이 행복해야 농촌이 행복하다. 농업은 인간을 살리고 지구촌을 살리는 생명산업이자 녹색환경산업이다. 요즘 유행병처럼 귀농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왜 그럴까. 농업을 좋아하고 농촌을 사랑한다는 마음의 표출이다. 좋아하고 만족해 한다는 건 분명 행복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꿈이라는 것, 희망이라는 것, 행복이라는 것을 너무 과장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거대 담론 같은 크고 대단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아니라 매사 농촌여성이 하는 지극히 사소한 일부터 사랑해 주고 정성을 다하면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도 조금씩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농촌을 지키는 농촌여성이 보잘 것 없는 일이라도 스스로 보석처럼 다루면 보석이 된다. 행복도 자신의 선택이다.
농촌여성의 삶에서 농사, 가사, 자녀 양육 등이 빚어내는 일이 힘들다.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더 힘들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마음에 안정이 온다. 비교대상이 낮으면 낮을수록 자신은 더 행복해진다. 비교는 행복과 기쁨을 훔쳐가는 도둑이다. 일이 안 풀릴 때는 더 힘든 이웃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해야 한다. 세상에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은 없다. 스트레스도 가끔 필요하다. 그 스트레스가 무엇인가를 작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가 있다. 우리는 행복추구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다.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행복한 동시에 불행도 갖게 된다. 그게 운명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다. 새가 좌우 날개가 있어 날 수 있듯이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다. 불행이 없으면 행복이란 개념도 없다. 농촌여성들이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가 먼저가 아니다. 자신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행복과 불행을 얼마나 잘 볼 수 있느냐, 잘 꾸려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행복의 출발점은 가족이고 이웃이다. 이웃과 오랫동안 화가 나 서로 등을 돌린 채 연락을 끊고 사는 농촌여성들은 없는지. 1분 화낼 때마다 평화로워질 수 있는 60초가 사라진다고 한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는 일,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 그것이 오늘날 해야 할 농촌여성들의 숙제다. 농촌이 풍요로워질 때 행복은 더 커진다. 농촌여성이 행복해야 농업에 생기가 돈다. 그 자부심이 농촌을 조금 더 힘 있게 만들고 움직이게 하고 조금 더 웃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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