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구나! 전통식품 ③서산생강한과

한과...건강 지키는 전통과자로 소비 보편화와 확산 기대

aT, 한과의 중국시장 개척에 나서
찹쌀, 생강, 쌀 등의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으로 농업발전에 도움

잘 키운 서산생강 한과를 만났더니...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한과가 발효식품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한과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유과는 찹쌀을 발효시키고 잘 말려서 튀긴 우리나라 전통 건강간식이다.
예로부터 한과는 명절이나 기쁘고 좋은 날에 우리 어머니들이 집에서 손수 만들던 귀한 음식이지만, 워낙 손과 품이 많이 들어서 요즘은 가정에서 직접 만드는 모습은 거의 사라진 반면에 담양 강릉 등의 지역 특산물로 더 알려져 있다.
이런 귀한 한과를 서산에서는 지역의 특산물인 생강과 결합시켜 지역의 새로운 소득사업으로 발전 성장시키며 자라는 어린이들에게도 우리의 전통과자의 맛을 알리며 소비확산에 나서고 있다.

▲ 서산시 생강한과협의회 여성 대표들.
긴 기다림과 정성이 깃들다
한과는 만드는 법이나 쓰는 재료에 따라 크게 유과류, 유밀과류, 다식류, 정과류, 숙실과류, 엿강정류 등으로 나뉘지만 우리가 흔하게 먹는 것은 유과류다.
유과는 잘 고른 찹쌀을 여름철에는 일주일, 겨울철에는 보름 동안 물에 담가 발효시킨 후에 곱게 가루내서 반죽하고 쪄내서, 여러번 치대고 밀어서 건조시키고, 또 알맞은 크기로 잘라내서 잘 말리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런 찹쌀 조각을 반대기라고 부르며 반대기를 기름에 튀기고 조청을 묻힌 다음에 각종 고명을 입히면 비로소 한과가 완성된다. 긴 기다림과 정성스러움이 한과에 담겨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렇게 천연 발효시키는 공정을 거치는 한과에는 효소가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돕는다는 게 한과 전문가들의 귀띔이다.
더구나 팽창제, 보존제 등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으니 요즘 밀가루로 만든 과자류에 비할 바 없이 건강에도 유익하다.

농촌여성 소득원 개발사업으로 태동
충남 서산의 특산물인 서산생강한과는 1997년의 서산 부석면의 농촌여성소득원 시범사업장 한곳이 모태가 되었고, 주변의 농가 몇몇 곳에서 따라하며 자리 잡은 한과 사업장은 현재 17개소, 연 30억 매출 규모로 성장해 서산의 새로운 가공사업 소득원이 되고 있다.
더구나 서산생강한과는 서산의 주요생산 농산물인 쌀과 품질 좋은 생강의 소비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25억의 생강한과 매출이면 여기에 사용되는 농산물은 찹쌀 80톤, 멥쌀 96톤, 생강 1.5톤과 잡곡 5톤 정도가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산 생강한과는 서산지역의 농가에서 생산한 질 좋은 찹쌀과 서해안의 해풍을 맞고 자란 생강을 갈아서 조청에 섞어 사용하고, 전통 방식으로 빚어 그윽한 생강 향과 개운한 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또한 많이 먹어도 생강 특유의 향으로 인해 느끼함도 잡아낸다. 생강의 항산화효과 작용도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송금례 서산시농업기술센터 생활기술팀장은 서산생강한과사업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계획하고 진행시켜 온 서산생강한과사업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다.
서산지역의 한과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무렵인 2005년에 업체들을 불러모아 서산시 생강한과협의회를 구성했다. 업체 간의 소모적인 경쟁을 줄이고, 농업기술센터가 중심이 돼서 생강 한과 제조기술 보급과 품질향상을 위한 컨설팅지원 등에 나선 것도 송 팀장의 서산생강한과에 대한 열정 덕이었다.
한과협의회는 한과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관리를 비롯해 서산생강 이미지 관리에 나섰고 중국산 원료의 투입 차단, 업체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품질 향상을 꾀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서산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자금지원보다는 교육과 정보제공, 홍보 지원을 하며 서산생강한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품질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고 있다.
서산의 한과사업장 17곳 중에서 현재 8곳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도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만큼 한과사업에 미래가 밝다는 증거이며, 가업승계는 또 다른 농촌 활력이 되고 있다.

생강한과 명품화 사업
이런 노력 끝에 서산은 2012년부터 서산 생강한과명품화사업을 시작하며 도약을 준비 중으로 전국 최고의 명품한과의 주산지로서의 명성 확보를 위한 서산생강한과 공동생산 기반 구축과 공동 마케팅도 추진되고 있다.
한과의 반 가공품인 반대기 공동생산은 회원사간의 협업생산체계를 위한 첫 단추 꿰기에 속한다. 서산 생강한과명품화사업단에서는 한과 만들 때 가장 까다롭다는 반대기 공장을 올해 안에 준공할 예정이다. 한과의 반가공 제품인 반대기의 대량생산과 보급은 한과의 표준화 규격화를 의미한다.
또한 소비자가 직접 반대기를 이용해서 가정에서 쉽게 한과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더구나 학생들의 전통식품 교육실습상품으로 보급하면 한과체험이 한결 수월해져서 수요가 늘게되는 효과도 있다.
한과 소비의 저변 확대를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협의체 회원들은 올해 서산교육청과의 MOU를 체결, 초등학교의 동아리 한과만들기 실습체험에 재능기부에 나서고 있다. 28개 초등학교의 3천명의 학생이 대상이다. 어린 입맛을 건강한 전통식품 한과로 사로잡아 우리 맛의 보급에 나서며 미래의 고객을 사로 잡고 있다.

한과의 세계시장 공략
앞으로 서산생강한과는 연매출 100억 규모를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현재도 미국, 캐나다 등지로 일부 수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서산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국시장 개척 전망이 무척 밝은 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재수)에서도 서산생강한과의 중국 수출을 위한 중국내 수요조사를 연구과제로 함께 진행하며 서산 한과의 중국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
2014년 서산의 대산항에서 중국 산동반도 용안항까지 여객선 운항소식도 서산생강한과의 중국시장 진출에 희소식이다. 여객선안의 간식거리로 보급은 물론이거니와 고급 명품먹거리로 서산생강한과를 중국에 소개할 계획이다.
여성의 솜씨로 시작된 자그마한 한과 사업장이던 서산생강한과가 우리나라의 대표 먹거리, 나아가 세계인의 건강 먹거리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 현장인터뷰 - 박영심 서해안생강한과 대표

▲ 송금례 서산시농업기술센터 생활기술팀장(왼쪽)이 서해안생강한과 사업장을 찾아 상담 중이다.
“아들·딸 대학공부, 한과 덕분”

서산의 부석면에서 수도작과 생강 농사를 짓던 박영심 대표는 2002년 쌀과 생강을 함께 이용한 서산생강한과 사업을 시작했다. 본인이 직접 농사 지은 서산의 쌀과 생강으로 가공품을 만든다는 보람에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한과사업이었다.
한과의 수요가 추수와 생강 수확이 끝난 후에 몰려있어 농한기를 이용하기에 생강을 수확한 11월 이후 여가 활용에도 좋았다. 사업 시작 3년까지에는 한과 만드는 기술을 익히느라 실패와 고생도 많았지만 한과 만드는 과정처럼 조바심 내지 않고 서두르지 않았다.
비로소 3년이 지나면서부터 한과사업은 재미가 솔솔해 졌고, 아들 딸 재수에 대학공부까지 모두 마칠 수 있게 한 효자노릇을 했다. 어느새 박영심 대표의 며느리까지 생강한과 매장을 서울한복판에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나설 만큼의 사업 규모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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