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알고싶다

토종은 생명공학·신품종 육종 연구의 기초
한국은 아열대·한대·온대 토종자원의 보고
명품화 통해 농업 기간사업으로 육성해야

토종은 민족의 얼이 배어있는 생명체로 우리민족의 의식주와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생명공학과 신품종 육종, 생물학, 미생물연구의 기초자원으로 긴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토종자원의 발견과 보전, 개량이야말로 농업의 흥망을 가르는 주요 요소가 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많은 토종생명자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무역장벽이 무너지고, 산업화로 인해 생태계 파괴와 변화가 급진전되면서 토종의 멸종이 가속되고 있다.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과거 외래동물인 황소개구리, 배스, 블루길의 도입으로 말미암아 토종개구리와 물고기가 멸종의 위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수입곡물에 묻혀온 돌피나 방동사니,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등이 우리 농작물 생태계를 무참히 훼손시키고 있다.
선진국은 일찍이 토종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국의 토종생물자원의 보호와 외국의 주요자원수집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 IMF 외환위기 당시 외국자본 유입으로 국내 최대 종자생산업체인 흥농종묘를 비롯해 중앙종묘와 서울종묘가 외국기업으로 넘어갔고, 청원종묘는 일본기업이 인수했다. 그 결과 우리의 종자시장 70%이상이 외국자본의 지배를 받게 됐다.
한편 미국은 우리의 노각나무와 산딸기를 가져가 세계적인 최고급 정원수로 개발했고, 털개회나무를 ‘미스김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개량해 큰돈을 벌고 있다.
이제라도 이런 사례를 간과하지 말고 우리의 토종을 잘 지키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개발하고 자원화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국토가 좁은데 비해 아직도 많은 토종 동·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여건으로 아열대식물에서부터 온대, 한대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만7천여 종의 동물과 4천200여 종의 식물, 그리고 8천500여 종의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1천300여 종의 동물과 3천500여 종의 식물이 토종인데, 이 토종자원은 앞으로 우리 농업과 우리의 삶을 지켜줄 든든한 자원이다.
참취, 곰취, 개미취 등 산채는 연구결과 항암성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원추리, 잔대, 민들레, 질경이, 쇠비름 등도 암을 억제하는 약리성분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누룩치는 소화제보다 소화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 제주흑돼지, 오골계 등 많은 동물도 명망이 높아지고 있다. 이 밖에 다수의 우리 토종생물자원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의 귀중한 토종생물자원을 남에게 내줘선 절대 안 된다. 알뜰히 보전하고 유전공학기법 최대 발휘해 세계적인 명품으로 개발해 내는 농업 기간사업으로 키워내야 한다.

<도움말:안완식 전 한국토종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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