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구나! 전통식품② 천하제일 명품 순창고추장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류사업의 대표지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지역경제 활성화와 6차산업화의 지속 성장을 꿈꾸는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전경.

순창군, 세계적 발효식품산업의 메카로 도약 준비
우리 맛에 역사와 문화 접목한 웰빙 관광타운 마무리 단계

농업 생산과 유통, 가공은 물론이거니와 문화 체험·관광까지 접목하는 농업의 6차산업 활성화에 전통식품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업 6차 산업의 모델이자 효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찾아 우리 전통식품인 고추장이 견인한 순창의 지역발전과 전통식품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 봤다.

고추장, 순창군 경제를 견인해
순창고추장이 순창보다 더 유명할 정도로 순창에서 장류가 차지하는 몫은 크다. 순창군의 제조업 250여개 중에서 장류제조업체의 비중이 1/3이며, 또 순창군은 전국 장류의 42%를 점유하고 있다. 3만 명의 순창인구 중 장류 사업에 연관된 농업과 유통 판매 기술 등에서 4~5천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순창고추장이 왜 사랑받으며 유명해졌을까? 순창 사람들은 “순창의 기후가 고추장이 맛있게 익는데 적합하고, 지역 콩과 쌀, 그리고 고추 등의 원재료가 품질이 우수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미 역사적으로도 순창고추장은 정평을 얻고 있음이 고서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고추로 장 담그는 것은 세계에 없어 조선에서만 일종의 음식으로 일컫는다네. 순창에서 생산하는 것이 최고라 조선 전국에는 다시 있지 않는 것을...”
1925년에 간행된 해동죽지 기록 중에 순창 고추장에 관한 내용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후기에 이시필이 쓴 소문사설에도 곡창지대인 순창지방의 유명한 고추장이 소개돼 있다.

전통장류산업을 활성화시킨 민속마을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도 순창고추장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민속마을은 순창군이 전통장류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순창전통고추장의 명성과 전통적 제조 비법을 이어가도록 조성한 마을로 1997년에 생겨났다.
순창군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고추장 제조 장인들을 아미산 자락에 있는 순창읍 백산리 일대에 모아 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형성시켰다. 마을 안에는 장류연구소, 장류박물관, 장류체험관, 영상홍보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순창분원, 향토음식점 등을 두루 갖춰 맛에 관광과 체험을 곁들였다. 물론 백화점 식의 농가형 장류의 생산과 판매장을 갖췄으며 한해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우리의 맛을 체험하고 장류를 구입하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 세계적 식품산업의 길을 모색 중인 순창 장류밸리의 전경.
변화를 바라는 순창의 현 주소
“이제 조성된 지 16년이 넘은 고추장민속마을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허관욱 순창군 장류사업소장의 말이다. 장류사업소는 장류를 지역의 특화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품질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 기관이다.
허 소장은 “무엇보다 답보상태인 고추장 마을의 활성화가 급선무다.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며 마을의 진화를 바랬다.
마을이 처음 조성될 때 입점했던 54개 업체 중 현재는 36호만 남아 영업을 하고 있다. 마을 안에서의 규모의 서열화에 따른 영세 장류업체의 존립위기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장류 제품의 차별화와 다양성이 쉽지 않아 업체 간 경쟁이 심각했던 탓이다. 물론 시대적 기호의 변화에 따라 장류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환경 탓도 있으며, 관광객들이 거듭 찾아올 수 있는 관광자원의 발굴에 소홀했던 부분도 아쉬운 점이란 게 허 소장의 따끔한 지적이다.

순창고추장의 미래를 향해
천하제일을 자부하는 순창고추장의 세계화는 순창의 성장은 물론 우리나라 전통식품의 지속적 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기에 이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강구되고 있다.
다양한 장류제품 개발, 업체간 차별화 전략은 기본에 속한다. 또한 마을 공동직판장을 운영해 사라질 위기의 영세업체의 활로 찾기에 나설 계획도 진행 중이지만 마을의 운영주체가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시기라 주민 설득에 애로사항도 보인다. 위생시설을 갖춘 현대화 시설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우리 맛 찾기와 보전도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다.

장류밸리의 역할 기대돼
지역특산품인 순창 고추장을 세계적 식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순창군은 각종 국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해 1천 톤의 메주가 생산되는 자동화시스템을 갖춘 메주공장이 지어졌고, 옹기체험관이 건립되었다. 올해 발효 미생물종합활용센터와 웰빙관광 쉼터 조성이 마무리 되면 장류와 발효, 거기에 관광산업까지 연계된 순창 장류밸리의 모습이 마무리 된다.

순창의 작은 고추장 항아리에서 시작한 우리의 맛 찾기가 이제 세계적 식품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발효식품클러스트의 탄생으로 진화되고 있다.
 

 

“명품 순창고추장의 양대 산맥”

순창고추장의 명성을 있게 한 두 어르신이 있다. 문옥례(85)할머니와 문정희(86) 할머니다. 아흔 살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고추장마을의 간판스타로 활약 중이며 순창고추장 역사의 산 증인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사업으로 풀어나가는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 명품고추장을 위해 노력한 두 가문의 스토리는 전통식품 이원화의 양립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  문정희家 : 전통을 계승한다

전통 고수하며 내실 다져
“우리집 고추장이 제일 맛있어”

“우리집 고추장이 제일 맛있다고 인정 받을때가 가장 기쁘지...”
순창고추장 전통의 맛을 지키며 외길을 걷고 있는 문정희 할머니의 말이다.
“한국 사람에겐 우리 고추장이 최고”라며 전통의 방식대로 만든 고추장을 고집한다.
친정어머니에게서 순창고추장 담그는 법을 배웠고, 그 방법 그대로를 70년 동안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순창으로 찾아오는 손님에게 직판과 택배 판매만 하고 있다. 며느리가 사업을 물려받았고, 딸 역시 김성숙고추장이란 자체상표로 전통재래식 장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순창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로 필요한 원재료를 모두 공급받고 있으며 천일염만을 사용해 전통방식을 고집한다. 연 매출 4억 규모다. 순창고추장의 맥을 있고 있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

■  문옥례家 : 현대화, 세계화에 도전해

▲ 문옥례 명인과 막내아들 조종현 대표.
변화 시도로 중소기업 반열에
“순창 사람들 모두 잘살게 된 게 보람”

“순창 사람들 모두 같이 잘 살게 돼서 기뻐~”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명인 36호로 지정돼 있기도 한 문옥례 할머니의 말이다.
문옥례家는 아들 조종현 대표가 전면에 나서 연매출 40억 종업원 30명 규모의 “순창문옥례식품”으로 장류 사업을 키웠다.
전통식품업체 최초로 튜브형 고추장과 파우치형 장아찌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살균기법을 도입해 상온에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전통 방식을 유지하면서 전통식품에 대한 위생적 요구를 맞추자니 힘이 들지만, 결국 장류사업의 발돋움을 위한 길이라 여긴다”는 각오로 조종현 대표는 장류 사업에 임하고 있다.
전통식품의 현대화와 기계화를 추구해 절임 반찬류에서 기능성보조식품까지 다양한 제품도 생산하고 대기업과의 협약 상생으로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