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팀

▲ 김은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팀

농업·농촌은 블루오션
기회·가능성 있는 공간

옛 속담에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다. 뜻을 풀이하면 망아지는 말의 고장인 제주도에서 길러야 하고, 사람은 어릴 때부터 서울로 보내 공부를 하게 해야 잘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속담에 의하면 지금의 서울과 수도권이 이렇게 복잡해진 것은 조상들 탓이 전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요즈음 복잡한 도시의 생활을 벗어나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그때는 귀농의 주된 이유가 도시의 생활전선에서 밀려 어쩔 수 없이 농사를 택하는 생계유지형 귀농인 경우와 노후를 농촌에서 여유롭게 보내고자 하는 전원생활형 귀농이었다. 근래 귀농의 특징은 위에 든 사례를 포함해 굉장히 다양하다는데 그 의미를 두고 싶다. 농촌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창작활동의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귀촌하는 예술가, 펜션 또는 민박업자, 자연의 식재료로 로컬푸드 농가맛집, 또는 가공을 하는 분들,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는 사무장, 컨설턴트, 체험프로그램 운영자, 사무장 등등... 농업·농촌이 갖고 있는 유용한 자원들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농촌에서의 새로운 삶의 방식들을 제공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시범사업을 받아 폐교를 리모델링하겠다는 곳이 방문한 적이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인 영농조합법인의 대표는 이외로 출판업을 하는 젊은이였다. 그는 폐교된 학교를 졸업했고 고향도 그 마을이었다. 자신이 다니던 폐교를 사들여 책을 콘텐츠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우선 올해는 책을 주제로 캠프를 열어 참석한 사람들이 직접 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란다. 장기적으로는 파주의 해이리처럼 고창에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책마을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이나 전시관, 가공사업장, 농촌체험장 등을 봐 왔던 터라 그의 사업구상에 관심을 갖게 됐다.
비단 고창의 사례뿐이겠는가! 용인 ‘조옥화된장’은 아들이 사업을 승계하고자 대학도 식품공학까지 전공하며 준비하고 있으며, 농가맛집 중 여주의 ‘토리샘’, 양평의 ‘광이원’, 서산의 ‘소박한 밥상’ 모두 어머니와 함께 아들·딸들이 같이 운영하고 있으며, 멀리 진도에 있는 ‘진도전통식품’도 아들이 대를 이어 수출도 개척했다.
이제 농촌은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 더 이상 아니다. 스스로의 의지를 갖고 농촌으로 가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농업과 농촌은 제2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요, 젊은이가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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