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 여성농업인 맞춤형 복지

충북의 복지바우처 사용처 조사 결과...의료비 60% 이상
국가 신규사업 채택 기대...일부 도, 내년 신규사업 예산확보에 나서

“지난해에는 영화도 보고 서점에도 다녀올 수 있었다.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카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약 복지카드가 없었다면 바쁜 농사일과 가사일에 얽매어서 일부러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충북 청원지역에서 수도작과 못자리뱅크를 하고 있는 이숙원 씨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충북도 자체사업인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카드를 발급받고 뿌듯하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여성농업인 복지바우처카드 제도는 지자체 중 충북도가 유일하게 전국 최초로 201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여성농업인 맞춤형정책이다. 올해는 지난해 총 10만원이던 것을 자부담 2만원을 포함한 15만원으로 금액을 높였으며, 대상은 20세 이상 70세 이하의 순수 여성농업인이다.
여성농업인들은 이 카드를 이용해 한의원과 치과, 약국이 포함된 의료서비스와 영화관, 공연장, 서점, 미용원, 안경점, 화장품점에서 복지바우처 카드를 사용해 건강과 미용,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전국 어디에서든 아무때나 사용할 수 있는 편리성도 갖췄다.
“예상보다 반응이 뜨겁다. 사업 첫해인 작년에는 충북도의 1만5천여 명 여성농업인이 수혜를 받았지만 올해엔 읍면을 순회하며 현장에서 카드발급을 하고 행정을 동원한 홍보전을 펼친 결과 3만1천6명으로 사업대상이 2배 늘어났다.”
정운기 충북도 농정팀장의 말이다. 정 팀장은 여성농업인육성법에 따른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아이디어를 모색하다가 이시종 충북지사의 적극 도움으로 복지바우처사업을 기획한 담당자다.
한편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의 2012년 농촌생활지표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촌여성들은 가장 부담되는 소비지출 항목으로 의료비(30.2%)를 20.4%의 주거비, 16.1%의 공과금에 우선해 꼽을만큼 의료비는 농촌에서는 가장 부담스런 항목이다. 여성농업인들은 농사일과 가사일 병행에다가 의료비까지 부담스러워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버티다가 결국 나이 들어서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병을 키우고 후회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충북도가 지난해의 복지카드 사용자 1600명을 대상으로 사용 실태조사를 한 결과도 복지카드의 사용처가 병한의원(42%), 약국(18%)순으로 의료 관련 사용이 60%에 달했으며 그 외 미용원 30%와 영화관 도서 구입 순으로 나타나는 등 복지바우처카드는 여성농업인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편으로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이렇듯 복지바우처가 직접 피부에 와닿는 사업으로 평가받으며 충북이외의 타도에서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지자 경기도의 경우 내년도 신규사업으로 예산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몇몇 타 도에서도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더구나 충북도에서는 직접 나서서 복지바우처카드의 이름을 행복바우처로 명칭을 변경하고, 내년 국가사업으로의 확대를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하지만 농촌여성복지의 주무부서인 이시혜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사회 과장은 “여성농업인 복지카드 확대의 필요는 있다고 보지만 기재부에서의 예산 반영이 어려울 것이고, 국고사업으로 적합성을 따질 때 지자체사업이 더 현실적이다.”며 국가보조 사업으로의 확대가능성에 난색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여성농업인들은 충북도의 여성농업인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여성농업인들이 동등한 수혜를 받았으면 하는 요구이며, 나아가 복지카드가 여성농업인만을 위한 병의원의 특별혜택 기능까지 보태지는 개선점도 건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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