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희망프로젝트] 경남 함안 광일영농조합법인 박분연 대표

▲ 전국 수박유통의 대모라 불리는 광일영농조합법인 박분연 대표.
 수박유통으로만 연매출 200억…전국 최대규모
‘씨없는 흑피수박’으로 이마트와 직거래 성사
농업기술센터·농민들의 도움 “이젠 환원할 터”

1960년대 국내에서 하우스수박 재배를 처음 시작해 지금은 전국 최대의 수박주산지가 된 경남 함안. 가야읍·군북면·대산면·법수면 등을 중심으로 1,800여 수박농가가 오랜 재배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도 높은 수박을 생산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함안수박은 전국의 이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 같은 인기는 함안에서 생산되는 수박의 20~30% 정도를 유통하고 있는 광일영농조합법인 박분연 대표(55)의 노력과 그녀를 믿고 함께해준 직원들, 농업기술센터의 지원 등 삼박자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비파괴 당도선별기로 철저한 품질관리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가 고향인 박분연 씨. 그녀의 부모도 성주에서 참외농사를 지었는데, 어릴 적 수확한 참외를 서울 용산시장에 출하하시던 부모님을 따라 다니면서 막연히 농산물 유통에 대한 꿈을 꿨다고 그녀는 말한다.
20대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는 20대 후반 대구로 내려와 청과물 판매를 시작하면서 과일 유통에 발을 들여놨다. 1996년 지금은 제2의 고향이 된 함안으로 내려와 수박을 판매하면서 수박유통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산지에서 수박유통을 하며 2003년 농협중앙회로부터 전국출하대상을 수상한 박분연 대표가 광일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것은 2005년. 현재 조합원 수는 140여명인데, 이중 100여 농가가 광일영농과 거래를 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수박의 85%가 전국의 이마트에 직거래로 납품되고 있다. 광일영농이 납품하는 수박은 비파괴 당도선별기를 거쳐 일정기준을 통과한 수박으로 소비자들이 그 맛을 인정하고 있다.
광일영농의 수박이 이마트에 직거래로 납품되는 데는 씨 없는 흑피수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함안군농업기술센터가 네덜란드 종묘회사의 씨 없는 수박 종자를 들여와 2년간 지역적응시험을 수행해 함안지역에 재배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고, 농가에 보급하면서 이 지역이 국내 씨 없는 수박의 주산지로 부상했다.
이 품종은 종묘회사와 광일영농, 이마트가 독점계약을 통해 지난해에만 40만~50만 통이 함안지역에서 계약재배됐다. 씨 없는 흑피수박을 재배하는 농가는 동당(200평) 100만원의 소득을 더 올리고 있다. 물론 흑피수박은 전량 광일영농을 통해 2008년부터 전국의 이마트에 유통되고 있다.
흑피수박 외에도 껍질이 노란 일명 ‘황금수박’, 과육이 노란 ‘속노랑수박’ 등 컬러 수박이 광일영농 수박 유통의 30% 정도를 차지하며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1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함안수박이 끝나면 그녀는 전북 고창, 경북 봉화, 충북 음성 등 수확시기에 맞춰 전국의 수박주산지에서 수박을 매입해 연중 대형유통업체와 대도시 도매시장 등에 납품하고 있다.

연간 수박 150만~200만통 유통
광일영농의 수박품질이 고르고 당도가 높은 것은 비파괴 당도선별기에 의한 것으로 지난 2009년, 그리고 2012년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2대가 설치됐다.
“현재의 공동선별장(3,795㎡)도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하지만 수탁 물량이 증가하고, 상하차 공간도 좁아 시설을 두 배 정도 늘릴 계획입니다.”
수박 단일 품목으로는 전국 최고의 유통규모를 자랑하며 200여억 원에 이르는 연매출에,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산지유통전문조직, 이마트 동반성장 우수협력사로 선정된 박 대표의 말이다.
광일영농의 정직원은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수박 수확철에는 하루 30~40명의 용역을 고용해 산지작업과 하역 등의 일을 하게 된다. 입고 차량(5톤)만 해도 1일 15~20대,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출고차량(12톤)은 1일 20~30대에 이르는 규모다.
2002년부터 일본, 싱가포르, 대만, 러시아 등지에 수출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국내 공급물량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하지만 최근 수박 유통에 큰 걸림돌이 생겼다고 그녀는 말한다.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대형유통업체의 영업규제를 하는 바람에 손해가 커요. 한 달에 2회 주말에 대형유통업체가 쉬게 되면 신선농산물인 수박은 품질하락으로 한창 출하해야 할 4~7월에만 전체 매출의 10%(13억~20억 원) 정도가 손실이 납니다. 물론 상생의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휴일을 소비가 많은 주말이 아닌 월요일이나 주중으로 바꾸는 것을 적극 검토해줬으면 합니다.”
박 대표에게 앞으로의 꿈에 대해 물었다.
“제가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농업기술센터 등 유관기관과 농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수박 유통에 관한 한 전국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이젠 그들에게 돌려줄 차례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수익금 일부를 농가 자녀들에게 장학금으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 함께 고생한 직원들을 광일영농의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 체제로 전환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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