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농업 특집-미국 캘리포니아 과수·원예농업 현장을 가다②

▲ 비닐멀칭한 밭에 점적관수를 흘려 넣어 토양을 소독하고 잡초도 제거하고 있는 톰의 유기농 농장.

■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티앤디 윌리팜’(T&D Willey Farm) 유기농현장

매주 신선농산물 공급 계약…24시간 배송체계 구축
로컬푸드운동과 유사한 ‘CSA운동’으로 고소득 올려

꾸러미농산물, 1천여 회원에 배달
미국 캘리포니아 마데라 카운티에 위치한 ‘티앤디 윌리 팜’(T&D Willey Farm) 유기농 농장을 방문해 농장주 윌리 톰 씨를 만났다.
필자가 10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는 이 농장은 32㏊ 규모에서 계절별로 토마토, 상추, 청정채, 브로콜리 등 50여종의 유기농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톰 씨는 유기농 퇴비 외에 농약·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법에 의존하면서 정부가 인정하는 미생물 발효제를 사용하고 있다. 유기농 검사는 연간 1회 실시하는 정기검사와 수시검사가 있는데, 톰의 농장은 캘리포니아주가 인정하는 유기농가 인증을 받아 철저히 감독을 받고 있다.
이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대형마트와 소비자 등과 직거래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최근 시도하고 있는 ‘꾸러미사업’과 비슷한 모델이다.
이 농장은 1천여 명의 소비자회원에게 1주일 단위로 계약을 통해 두 가지 모델의 신선 농산물을 24시간 안에 배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톰 씨는 멕시코 등지에서 온 노동자를 50여명이나 채용하고 있는데, 이들의 손으로 직접 수확하고 포장해 소비자와 유통마트에 배달한다.
소비자에 배달하는 유형은 두 가지로 1~2인용(기본박스)과 2~4인용(패밀리형 박스)으로 구분하여 주 1회 배달한다. 가격은 기본박스가 1주일에 15달러, 패밀리형 박스는 20달러인데, 1년 내내 구입할 때는 702~936달러로 10% 정도를 깎아주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농장에서 1년에 한 번 소비자를 초청해 유기농업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팜투어데이’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농산물을 배달할 때 포장박스 안에 50여종의 채소별·계절별 요리법이나 안전농산물 구분 방법 등의 내용을 담은 유기농산물 뉴스레터를 넣어 소비자의 알권리와 관심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 ‘티앤디 윌리 팜’ 농장주인 윌리 톰 씨,
▲ 톰이 생산한 유기농산물
▲ 우리나라의 꾸러미사업과 유사한 직거래에 쓰이는 농산물 포장박스.

요리정보 등 뉴스레터도 동봉
톰 씨는 일종의 로컬푸드 운동인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지역주민에게 신속하게 공급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농산물 먹을 수 있게 하자는 운동으로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톰 씨는 열정을 갖고 CSA운동을 추진한 결과 연간 생산량은 일반농가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2배 이상 높게 받아 연간 4억~5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내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농산물의 수송거리는 무려 2천㎞가 넘기 때문에 식품의 신선도나 영양, 안전성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CSA 운동은 신선 농산물을 24시간 안에 소비자에 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양한 농산물을 계절에 맞게 공급하므로 영양이 풍부한 유기농 신선채소를 먹을 수 있고, 뉴스레터를 통해 다양한 요리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 좋다고 톰 씨는 강조한다.
한편, 그는 소비자들이 유기농 채소농장을 직접 방문해 필요한 상품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티앤디 윌리 팜’(www.tdwilleyfarms. com) 유기농업 현장을 돌아보며 우리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는 꾸러미사업과 로컬푸드 운동이 성공하려면 미국의 CSA운동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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