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영국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의 GMO 찬성론

영국 출신의 환경운동가이자 언론인인 마크 라이너스. GMO(유전자변형농산물) 반대운동에 앞장섰던 라이너스는 2011년 기후변화에 의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GMO를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고, 올해 1월 옥스퍼드 농민대회에서 GMO 반대운동을 해온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공개사과 했다.
라이너스는 지난 4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GMO의 과학적 진실과 이용’이라는 세미나에 참석해 GMO의 필요성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날 라이너스의 강연 내용을 정리해봤다.

명망있는 과학기관이 안전성 입증
전 세계 과학자들은 식량위기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공학을 이용한 흥미로운 신규 작물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GMO 작물이 묘책은 아니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환경 파괴 없이 지속적으로 전 세계에 식량을 공급하는 일이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 세계에 있는 수십억에 이르는 사람들이 GMO 작물은 뭔가 우리의 건강과 환경에 위험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현대과학 역사상 가장 심각한 의사소통 실수일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명망 있는 과학기관이 GMO 작물의 안전성을 밝혔지만,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GMO 작물 섭취를 거부하고 있다.

GMO 반대는 인생최대 실수
예전에 나는 유럽에서 GMO 작물에 반대한 초기 환경 운동가 중 한 사람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현장에서 GMO 작물을 수없이 망가뜨렸고, 이러한 새로운 품종의 작물들은 유해하고 위협적이라며 유럽을 중심으로 어떻게 해서든 여론을 설득하려 했다. 이 캠페인은 내가 참여했던 그 어떤 캠페인보다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GMO 반대운동가로 활동했던 것이 제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는 점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는 향후 수십 년 간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리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할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두려움을 품도록 만드는 상황에 일조했다. 나는 이미 영국에서 이 점에 대해 사과했고, 오늘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한다.
점점 더 많은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이 이 관점에서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으며 환경운동도 변화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당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됐나?’고. 나는 명백한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마음을 바꾼 것이다. 내 이 대답은 진실이다. 명백한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현실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20년간 GMO 식품을 섭취해 피해를 입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생명공학 작물이 위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그 어떤 식량보다도 안전한 식량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이 과거로 미끄러지지 않길…
한국에서 유전자변형 식품에 대한 의무표시제도와 관련해 큰 논쟁이 일고 있고, 이미 법제화됐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소비자의 알권리라는 생각은 강력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주장이지만, 여기서 문제는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두 종류의 식품이 화학적으로 동일하다면 대체 무엇을 표시하겠다는 것일까?
GMO에서 유래한 식품을 별도 표시하는 것은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겁을 집어먹게 한다. 이런 이유에서 운동가들이 의무표시제를 요구한다. 자신들의 의견을 뒷받침할 과학의 실제적 증거를 전혀 찾지 못한 그들에게 공포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GMO 작물을 회피하는 것은 더욱 비싼 식품과 더욱 낮은 생산성의 농업을 초래할 뿐이다. 많은 운동가들은 과거로 돌아가 손으로 농사를 짓던 그 시절, 필시 농부들이 자신의 씨앗을 스스로 제어했을 그 시절을 되돌아보자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지 않는 사실은 그 과거의 시스템이 전 세계 10억 명 조차 먹여 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이 유럽과 달리 과학과 혁신에서 멀어져 과거로 미끄러지지 않는 경로를 택하길 바란다. 이 같은 일이 이뤄진다면, 다가올 세기에는 기후변화와 인구증가가 유발하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한층 개선된 식량안보는 물론 환경보호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위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