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알고싶다

수목장(樹木葬)이란?
수목장(樹木葬)은 화장한 분골(粉骨)을 나무 밑에 뿌려 자연으로 회귀시키는 장법(葬法)이다. 이 수목장이 등장된 배경은 매장에 의한 국토의 잠식과 환경피해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분묘 수는 2만기(基) 정도로 추산된다. 한 기당 15평으로 어림잡아 계산하면 국토면적의 1%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가용지(稼用地) 면적이 4.7%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면적이다.
묘지면적은 주택면적의 50%라고 하니 묘지로 잠식되는 면적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따라서 웬만한 묘지는 주택지보다 비싸다. 묘지는 국토 잠식뿐만이 아니라 여러 피해를 주고 있다.
첫째, 산사태를 유발시킨다. 나무의 뿌리가 제거돼 지반의 약화되고, 집중호우 시 대형재난을 낳는다. 둘째, 성묘객의 실화로 산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산불발생 중 성묘객 실화가 7%가 된다고 한다. 셋째, 묘지조성은 핵심 산림지의 파괴와 경관 및 동식물 서식지를 훼손시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목장은 매장의 폐해를 피해갈 수 있는 장법의 대안이다.
납골시설은 석재물이 자연에 회귀되지 않고, 후손이 돌보지 않으면 묘지보다 더 심한 흉물로 남는다. 납골조성은 인위적인 석물 가공에 따른 추가비용이 많이 드는 한편, 철거할 때에도 많은 어려움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매장법보다 더 많은 폐해와 부담을 준다.

수목장림은 어디가 적당할까?
수목장림은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에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자연 상태의 따뜻함과 고요함, 그리고 넉넉한 포용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경사도가 10~20도 되는 오르기 쉬운 완만한 경사지가 좋다.
수목장림은 산 정상보다 산 허리방향이 좋다. 수목장림 안에서 이동할 때 고도차가 심할수록 이용객들은 이동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수목장림은 산 정상을 보고 배치하기보다 산 허리부분을 따라 가로로 길게 배치하는 것이 좋다.
수목장림의 조성방향은 남동 또는 남서방향이 좋다. 나무들도 남향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조화로운 수목장터는?
멀리 산의 능선이 하늘과 맞닿아 있고 그 아래로 잘 자란 나무들이 한데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처럼 보이는 곳, 즉 시야가 확 트인 곳이 좋다.
순림(純林)보다 혼합림이 있는 곳이 좋다. 적당한 거리에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여 있어야 더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이런 숲이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수풀과 나무가 공존하는 공간이 좋다. 수풀은 땅을 기름지게 하고 나무들과 어울리는 친구들이다. 개성이 뚜렷한 들풀과 들꽃이 나무와 함께 있어야 아름답다.
노인과 어린이가 함께 있어야 좋듯이 노목과 젊은 나무가 함께 있어야 한다. 물과 같이 있는 숲이 아름답다. 잘 가꾸어진 숲속의 호수가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경관은 없다. 산림 내에 적당한 채광이 있어야 한다.
수목장의 또 다른 장점은 사람이 찾지 않아도 낙엽이 자연섭리에 따라 잘 돌봐준다는 데에 있다.

<도움말:고려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 변우혁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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