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걸 본지 고문

▲ 채희걸 본지 고문
"농촌지도조직 지방화로
중앙, 도, 시·군 연결고리 끊어져
거국적 지도과제 추진 동력 잃어"

우리는 통일벼를 통해 반만년 기아의 늪에서 탈출, 식량난을 해결해 냈다.
통일벼의 보급증산을 우리는 ‘녹색혁명’이라 부르며 마치 전쟁을 치루듯 추진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녹색혁명 추진 지휘관이었다. 박대통령은 중앙정보부 요원을 필리핀소재 국제미작(米作)연구소에 침투시켜 통일볍씨를 혓바닥밑에 숨겨들어오게 했다. 이는 지난 5월초 조선TV에 출연한 전직 중앙정보부요원이 밝힌 내용이다.
박대통령은 송해씨와 작고한 박시명씨 두 콤비코미디언에게 농촌순회 통일벼 보급공연활동을 부탁 독려했다. 이는 필자가 본지에 게재된 송해씨와의 인터뷰 취재중 들은 얘기이다.
박대통령은 김학렬 경제 부총리를 시켜 매일밤 농촌진흥청 내에 설치중인 통일벼 증식용 인공기상온실 건축진척상황을 보고 받았다. 박대통령은 김인환 농촌진흥청장이 건의한 통일벼 증산요원증원과 지도사 대상 지도수당지급을 기꺼이 수용, 지도사에게 의욕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뿐 아니라 매년 두서너차례 농촌진흥청을 방문해 관계관을 격려했다. 그리고 많은 농민과 만나 막걸리를 마시며 통일 벼증산을 독려했다.
김인환 박사는 13년간 농촌진흥청장으로 재직하며 녹색혁명 실무사령관으로 녹색혁명 추진에 심혈을 기울였다.
농촌진흥청 내에 상황실을 설치, 주야 24시간 직원을 상주시켜 농촌현장의 통일벼 보급 및 재배상의 문제점검과 대책을 시달했다. 문제기구에는 농촌진흥청 직원을 급파, 대처했다.
당시 농촌진흥청은 정부부처중 각종 인쇄물 교재를 최대 발간해 통일벼 재배증식 홍보활동을 했다.
방송, 신문 보도활동의 적극 추진과 영화촬영 순회방영 및 레크드판, 라디오드라마 등을 제작해 냈다.
시군 농촌지도사들은 새벽 마을앰프방송을 시작으로 전시포(展示圃) 실습교육, 야간 좌담교육 등 불철주야 총력지도에 힘썼다. 이상의 치열한 지도활동으로 우리는 드디어 반만년 기아의 고통에서 탈출, 녹색혁명 위업을 달성해 냈다.
한편 우리는 지난 1995년도 민선시대를 맞아 일선 농촌지도기관의 지방화 이양작업을 했다. 이양과정에서 중앙과 지방간 결속, 협력을 보장하는 장치를 제대로 못한 채 이양하고 말았다.
그 결과 일부 시군농업기술센터 소장직을 행정직이 접수, 지도사업의 중력이 행정화로 쇠퇴하고 있다. 또한 일부 시군소장 직급을 4급상당 농촌지도관으로 보임하던 것을 5급으로 하향하고 있어 사기침체도 심각하다.
잘못된 지방화로 중앙, 도, 시·군 농촌지도공무원들은 각기 별개의 조직으로 분화되어 농촌진흥청장의 입지가 취약, 지방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녹색혁명과 같은 거국적인 국가지도과제의 개발과 추진을 거의 못하는 참담한 상황에 와 있다. 특히 녹색혁명 성취과정에서 천착, 개발한 좋은 지도기법과 고귀한 지도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질 못하는 상황에 와 있어 안타깝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시대에 돌입, 중앙, 도, 시·군 농촌지도공무원 대부분 인터넷에 의존한 탁상지도에 치중, 체온이 담긴 따뜻한 농민 대면지도가 줄고 있어 역시 걱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이같은 상황을 못본 체 방관 방치해선 절대 안된다. 더구나 도농간 소득격차가 심화 가속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태를 마냥 방임해선 안된다.
농업기술센터 소장만이라도 국가직화와 4급직급 격상환원을 서둘러 중앙, 도, 시·군간의 단단한 결속을 다시 이어 국가성장동력으로 일으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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