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에 길을 묻다-충북 청주 쌈채소농가 이종국 씨의 농산물 직거래 경험담

글 싣는 순서
1. 내가 직거래를 선택한 이유는?
2. 직거래 유형…로컬에서 IT까지
3. 꾸러미 사업 참여
4. 생협 등을 통한 거래방식
5. 직거래…새벽시장 방식이어야

유동인구 많으면 매출도?
2013년 5월5일. 어린이날이자 일요일인 이날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2002년 월드컵 때 “대~한민국!”으로 들썩였던 야외 응원의 명소가 바로 그곳이다. 그만큼 광화문광장은 서울 시내에서 주말 인파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그럼, 사람이 많으면 농산물 직거래가 잘 될까?
울릉도에서 산나물을 가지고 올라와 하루 전에 숙박까지 한 울릉백초식품 정인자 씨는 “전국의 직거래 장터를 몇 군데 다녀 보지만, 광화문은 그리 매출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충남 청양에서 각종 농산물을 가지고 온 청양골예진네 이은정 씨도 “교통비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한숨을 쉰다. 광장에서 직거래보다는 직매장이나 인터넷 판매가 차라리 매출이 더 높다는 것이다.

다양한 직거래 방식
직거래라고 하면 이렇듯 대부분 일정 장소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광장 직거래’를 떠올린다. 하지만, 농산물 직거래 유형은 생각보다 많다. 직접 경험을 통해 꼽을 수 있는 유형도 4~5가지가 있다. ‘농장 직거래’, ‘점포 직거래’ ‘광장 직거래’, ‘택배 직거래’, ‘방문 직거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농가에서 가장 많이, 또 최선의 직거래 형태는 자신의 농장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농장 직거래’다. 농사를 지으면서 직거래를 할 수 있어서 농가에 유리하다.
사업자등록을 내고 점포를 얻어서 장사를 하는 농가도 있는데, 이는 규모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에 속한다. 이는 ‘점포 직거래’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으며 직거래 유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형태는 ‘광장 직거래’, 또는 ‘시장 직거래’라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소비자가 집에서 편안하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게 진화된 방식이다. 통신판매 형식이다. 인터넷 등에 게시돼 있는 내용을 참고해서 소비자가 전화주문을 하고, 농가에서 미리 물건 값과 택배비를 수령한 다음 물건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택배 직거래’다.
이 외에도, 특정 회사나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판매하는 ‘방문 직거래’도 있다.

정확한 타깃 설정과 홍보 필요
직거래 유형은 하나의 형태가 단독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상호 영역을 넘나들면서 교차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유기적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광장 직거래를 하다 보면 단골이 생기게 되어 ‘택배 직거래’로 연결되기도 한다. ‘방문 직거래’를 통해 신뢰가 쌓이게 되면 ‘농장 직거래’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농장 직거래’가 도로가에 위치해 있어 ‘매장 직거래’와 병행하기도 한다.
직거래 형태의 외연을 넓혀 나가다 보면 규모화 되고 조직화 할 수도 있다. ‘농장 직거래’가 개인에서 단체로 넓어지고 규모화 되면 관광농원이나 농촌테마마을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광장 직거래’가 지역을 이동하면서 기획되고 규모화 된다면, 해외 판촉전이나 엑스포, 또는 박람회로 연결될 개연성도 있다.
‘택배 직거래’는 주체의 적극성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기도 한다. 농장주가 적극적이라면 자신의 홈페이지 이외에도 각종 농산물 거래 사이트, 카페 및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로 판매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가장 발전성이 큰 부분이 ‘방문 직거래’다. 필요로 하는 특정 소비층을 직접 찾아가 물건을 홍보함으로써 대량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방문 직거래를 가장 선호 한다. 물론, ‘농장 직거래’, ‘광장 직거래’, ‘택배 직거래’도 병행하고 있지만, 방문 직거래가 70%를 차지한다면 ‘택배 직거래’가 10%, ‘농장 직거래’가 10%, ‘광장 직거래’가 10%에 불과하다.
5월5일 직거래 판매실적은 어땠을까? 사상 최악이었다고 참가자들이 입을 모은다. 농산물 판매는 안 되는데 호떡집과 빈대떡집에만 사람이 바글바글해 상대적 박탈감만 컸던 하루였다는 것. 날씨는 덥지, 중국·일본 등 외국인들만 넘쳐나지, 장사는 안 되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직거래를 산술평균적으로 접근하면 실패하기 쉽다. 정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제대로 된 홍보가 이루어져야 하며, 소비자 구매가 편리하도록 동선이 짜여져야 한다.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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