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 연합 부회장

▲ 오경자 21세기 여성정치 연합 부회장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볼 때 대가족의 복원은 시급히 필요하다."

가족은 왜 눈물 나게 소중한 것일까?
누구에게나 가족은 있다? 우리는 그런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기실 가족을 목마르게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혈혈단신 홀몸이어서 그런 사람도 있지만 하늘 아래 가족이 있건만 그것을 누리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슬픈 일이다. 수많은 노숙자의 대부분이 그렇고 애꿎은 결손가정의 사람들이 그렇다.
가족의 형태야 너무 많이 변해서 이제는 아예 대가족은 구경의 대상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대가족이 얼마나 나쁜 것이기에 그렇게 멸종위기(?)에 몰리게 되었는가? 아니다. 사실 정말 좋은 가족형태인데 불편하다는 이유 하나로 이제 유물 창고에 보관해야 할 처지에 이르고 말았다.
장점이 많은데 왜 그렇게 몰락의 길을 걸었을까? 여러 면으로 분석할 수 있겠으나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해서 유지되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자연히 여성의 지위가 올라가고 양성평등의식이 높아지면서 여인들이 양보와 희생을 강요당했던 대가족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같이 살면서 불편하기 보다는 아예 따로 살면서 가족을 유지해가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에서이다.
맞는 말이다. 며느리가 더 이상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일의 잘잘못을 가리고자 함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대가족을 복원해봄이 어떨까 하는 생각 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볼 때도 대가족의 복원은 시급히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이미 대가족의 병폐를 익히 알고 그것을 허물었기에 이제 그 복원은 사실상 쉬울 수도 있다. 우선 고부 갈등의 문제를 보자. 요즘의 시어머니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겪었던 며느리 시대를 생각하면서 자신들의 며느리가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안다. 그 점을 활용해서 며느리를 이해 한다면 대가족은 큰 불편 없이 유지 될 수 있다.
이제 핵가족이 대세를 이룬지 오래이고 새로운 가족형태로 자리잡았는데 무엇 때문에 서로 신경 써야 하는 대가족을 다시 복원해야 한단 말이냐고 의아해 할지 모르지만 남녀 모두가 사회활동을 하는 오늘 같은 사회에서는 대가족이 훨씬 알맞은 가족형태이다. 또한 고령사회에서는 필수적인 제도가 될 수도 있다. 부모는 귀찮아서 따로 살게 하고 게다가 더 늙어서 거동이 어려워지면 요양시설에 맡겨버리는 이런 식의 생활이 지속되면 가족의 의미가 극소화 되고 자연스럽게 사회는 극도로 황폐해 질 것이기에 미리 막아보자는 것이다.
전 가족이 합리적인 역할 분담을 잘 실천하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면 가족 간의 갈등은 생기지도 않을 것이며 자녀교육은 저절로 이루어지면서 인성교육이 이루어져 사회는 밝고 따뜻해질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들의 등하교 길을 지키고 가정이 방과후 교실이 되면 요즘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회문제들이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모델을 만들기에 농촌은 아주 적합한 환경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마을에 함께 공동 방과 후 교실을 만들어 아이들의 간식도 챙기고 능력 있는 노인이 교사가 되어 마을 아이들을 함께 보살피고 가르치면 얼마나 보람 있고 좋은 일인가 말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능력과 소질에 따라 역할을 나누면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도 되는 일이다. 젊은이들은 일터에 나가 일하고 집에서는 노인들이 아이들을 돌보면 가정은 물론이고 사회도 건강해진다.
5월은 가정의 달이고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을 함께 갖고 있어 행사의 연속이다. 가족은 행사로 화목해지는 것이 아니다.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가족형태를 깊이 생각해 보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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