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통신-박정민

저는 2011년 남편의 정년을 기점으로 남편의 고향인 전북 진안으로 귀농한 박정민입니다. 늘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자신했던 터라 귀농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귀농에 대한 두려움도, 걱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곳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어렵고 힘든 점이 많더군요. 여유를 갖고 귀농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더욱더 그랬을 겁니다.
2년 정도 지내고 보니 맑은 공기, 맑은 새소리, 산과들의 푸름은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것이 되었으며, 이제는 농촌에서 당당히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자꾸 저를 유혹하고 있답니다.
이 좋은 귀농생활을 누군가가 길을 열어준다면 소득이 될 수 있는 걸 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답니다. 무얼 어떻게 해야 될지 용기가 나질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답니다. ‘농촌여성신문’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희망정보란을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 막막한 귀농인의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되어 귀농한 것을 후회 않고 보람 있게 살도록 말입니다. 더욱더 발전하는 농촌여성들의 희망의 끈이 되는 신문으로 거듭나 주시길 희망합니다.
아래 시는 제가 귀농하던 해 한참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늘 8~9시만 되어도 암흑세상이었던 시골마을에 어느 날 차창밖에 저 멀리서 불빛이 밤새 지워지지 않아 문득 도시의 현란한 불빛이 생각나 그리움으로 적어 보았답니다. 그 불빛은 깻잎농사를 짓기 위해 비닐하우스 속에 밤새 불을 켜놓았던 거랍니다. 그 불빛이 전 너무도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시간 속으로…

감히 정적을 깰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을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시골 저녁의 시간 아홉시

도시의 현란한 불빛과
자동차 소음들이 친구였다는 것에
새삼 그리워지는구나

진안 부귀로 귀농한지 일 년차
어떤 걸 버리고 어떤 걸 채워야 할까
번뇌하며 때로는 공허해진다

조금씩 조금씩 새벽녘의 청명한 공기와
해질녘 가슴 속을 뻥 뚫고 들어오는 맛있는
바람들이 날 점점 유혹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들이 얼마큼 지나가고 또 지나간 뒤에야
나의 귀농의 선택에 박수를 보낼지
꼭 내 자신에 박수를 보낼 날이 빨리 오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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