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 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여성의 권익을 대변하는
‘힘 있는 신문, 할 말은 하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한다."

농촌여성신문이 지령(紙齡) 300호를 맞이했다. 그간 농촌의 파수꾼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거나 숫자의 개념으로 봐도 무심히 넘길 수만도 없는 나이테다. 그것은 바로 시대성과 역사성이 함께 농축되어 있기에 그렇다.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의 창(窓)이다. 우중충한 창이 아니라 뭔가 환해지는 느낌을 주는 것 같은 창이다. 농촌사회의 바른 토대와 농촌여성의 행복을 담보하는 그릇인 농촌여성신문 지령 300호에 담겨진 참 뜻을 새겨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농촌여성의 대변지로서 공정과 정확한 보도로 정론(正論)을 펴 왔다고 자임할 수 있는지, 시대변화에 전문지로서 향도적 사명을 다해왔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참 뜻이 있다. 사람이 저마다 인격을 지니고 있듯이 신문도 나름의 성격과 컬러를 지니게 마련이고 이것들이 독자들에게서 호응과 지지를 얻을수록 그 신문은 성가를 올리게 마련이다. 모든 일상적 보도 분야에 있어서 농촌여성들이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을 때 농촌여성신문으로서 사명을 다했다고 할 것이다. 농촌여성신문을 읽지 않고서는 사회적인 접촉이나 대화의 자리에서 화제의 궁핍을 느끼게끔 필요불가결한 존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중앙 중심의 사건이나 동향보다는 농촌이나 독자 주변에서 얻어 들을 수 있는 미담 한토막이 전문지로서 더 후련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농촌여성들의 활동이나 업적이 기사화되어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여기에서 우러나오는 애향심이나 농촌사회 참여의식은 결국 농촌·농업발전에 큰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현장에서 건져온 삶의 때가 무늬 진 그런 인간미 나는 기사를 엮어내야 한다.
다음은 농촌여성들의 진정한 소득원을 찾아내어 그 길을 적절히 제시해 주었는지도 챙겨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농촌사회에 관련된 문제들을 찾아내어 독자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독일 신문학자 칼뷔혜는 ‘신문은 기업의 성질을 가졌지만, 그것은 편집적 부분에 의해 매각되어진다.’고 말했다. 농촌여성신문은 농촌여성들이 알고 싶어 하고 추구하는 이익을 위해 만들어짐으로써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이것이 곧 나의 신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성원해줄 때 농촌여성신문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농촌여성신문은 ‘더 좋은 신문,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명품신문’으로 거듭나는 제2창간 선언을 한 바 있다. 농촌여성의 소망과 행복을 찾아주는 신문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어느 시인은 신문을 ‘아침놀’에 비유했다. 아침노을이 매일 세상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신문 역시 우리 농촌사회를 매일매일 들어 올리는 중요한 매체다. 사람들은 평생 무슨 말을 듣고 읽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이 결정된다. 우리가 읽는 신문이 중요한 이유다. 농촌여성신문은 여느 신문과 달리 농촌지역주민의 실생활과 가장 밀착된 정보를 다루는 매체다. 농정에 여성농업인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면 신문이 나몰라하듯 덤덤해서는 안 된다. 농촌여성신문은 정확한 정보 공개와 비평을 가해 독자의 판단을 돕고, 농정의 길잡이 노릇을 자임해야 마땅하다. 농촌여성의 권익을 대변하는 ‘힘 있는 신문, 할 말은 하는 신문’으로 거듭나야 한다. 폭죽을 터뜨릴 때 도화선 하나에만 불을 붙이면 수만 배의 불꽃이 일듯 농촌여성신문 지령 300호를 계기로 여성농업인의 소득증대와 생활개선, 정서함양에 도화선이 되어 더욱 사랑받는 신문으로 우람하게 우뚝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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