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 부회장

▲ 오경자 21세기여성정치연합 부회장
"도시와 농촌여성들이
계약재배로 자주 오가다 보면
가까워지고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 아닌가?"

산야는 울긋불긋 봄꽃 잔치가 한창이고 농촌의 일손은 말 할 수 없이 바빠지고 있다. 봄이 무르익으면 도시인들은 꽃구경 갈 곳을 찾느라 두리번거리지만 농촌에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를 만큼 분주하다. 잠시 허리를 펴고 생각을 바꿔보자고 하면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의문스럽겠지만 발전을 위한 발상의 전환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농산물 유통규조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한두 번도 아닌데 항상 개미 쳇바퀴 돌리듯 하고 마는 것이 우리네 일반 국민이 느끼는 실상이다.
이제 여러 가지 상황이 바뀐 현실을 감안해서 여성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보면 어떨까?
우선 번거로워도 주말농장 스타일의 시험영농을 해보자는 제안이다. 마을 단위로 하는 것이 우선은 실효성이 클 테니 마을 부녀회의 사업으로 카페를 열어서 저농약 농산물의 계약재배를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는 없고 곡식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쌀, 보리, 찹쌀, 콩, 팥, 좁쌀, 수수 율무, 등 주요 곡물을 대상으로 자기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곡물에 한해서 구매 희망자를 모집해서 현장에 방문케 소집하여 교육하고 위탁영농의 방법을 도입하여 정직한 저농약 농산물을 제값을 받고 공급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해서 믿을 수만 있다면 값이 비싸도 저농약 곡물을 사고 싶어 한다. 희망하는 도시인들을 불러서 교육시키고 위탁영농방법을 도입해서 구상해야 하는 이유는 생산 원가가 비싸게 들고 농산물의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산량이 매우 적을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이해가 없으면 추수 후에 분쟁의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자신들의 신용을 담보로 하고 저농약 곡물을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호응이 좋다. 이에 우리 농촌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이 방면의 영농을 중점적으로 시작해서 농촌여성 영농인의 특화 종목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일을 잘 해서 기초가 든든해지면 과일 채소로 확대해 나가면서 장류들도 위탁 생산의 형식으로 하면 도농 간의 자연스런 교류가 이루어지고 유통단계를 단순화할 수 있게 되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전망해 본다.
도시는 농촌이 없으면 당장 굶을 수밖에 없는데도 평소에는 농촌을 완전히 잊고 사는 편이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문화적 혜택 등에서 많이 뒤지기 때문에 이유 없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양극화와 서로의 몰이해는 국민통합이라는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이렇게 계약재배로 자주 오가다 보면 가까워지고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 아닌가?
소비자와 생산자의 이익이라는 점 말고도 이렇게 여러 가지 부수적인 이익을 덤으로 받을 수도 있는 방안들을 한 가지씩 구상해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첩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어찌 보면 아주 작고 유치한 듯 보이기도 할 구상을 제안해 보는 것이다.
바라기는 농촌여성들과 도시 여성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폭이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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