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톡(SilverTalk) 스토리텔러-시니어 인형극단 ‘그랜드 파파마마’

▲ 할머니 단원들은 무대 뒤에서 직접 제작한 인형을 조작하며 목소리 구연을 직접 연기한다.

“우리 아이들 지켜낸다는 보람 커”

 2년간 총 23회
어린이집 순회공연
공익광고에도 출연해
“우리는 분당의 스타!”

“친구들! 민아의 이야기 잘 보았지요? 자, 아까 본 것처럼 아저씨가 민아에게 친절하게 말하면서 민아의 엉덩이랑 찌찌랑 배를 만졌지요? 그렇게 하면 안돼요. 자, 친구들! 실제로 그런 일이 우리 친구들에게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다함께 외쳐 볼까요? - ‘안돼요!’ ‘싫어요!’ ‘만지지 마세요!’… 그리고 부모님께 꼭 알려야 해요. 알겠지요?”
그리고는 출연 인형들이 모두 무대 앞에 나와 노래하며 춤춘다… ‘돈 주고 과자 준다고 따라가지 마세요/ 멋진 차 태워준다고 차에 타지 마세요/ 차도 타지 말고 따라가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소리치세요/ 싫어요 나는 싫어요/ 내 몸은 소중해요.♬♪♩~’
인형극의 피날레 장면이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긴장 속에서 인형극을 보고 있던 아이들이 그제서야 수런거리며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친다. 그리고는 또래 주인공 아이와 엄마, 할아버지, 나쁜아저씨 목소리를 냈던 무대 뒤의 배우들이 모두 할머니들이란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듯이 신기해 하는 표정들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분당노인종합복지관(관장 이용창)에서 아동성폭력예방을 위한 실버 인형극단 ‘그랜드 파파마마’가 처음 만들어진 건 2년 전인 2011년 4월이다. 그 이전부터 이곳 복지관 회원으로 봉사활동을 펴오던 60~70대 할머니 일곱분이 의기투합해 복지관 평생교육팀 지도 아래 직접 헝겊으로 봉제인형을 만들고 역할 구연 연습을 해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공연에 나서게 된 것이 시발이 됐다.

사회참여 긍지 느끼게 해
특히 노년기 여가활용 의지가 강한 참여 할머니들에게는 전문자원봉사를 통한 사회참여의 긍지를, 지역내 아동들에게는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이해와 대처방법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긍정적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인형극단 프로그램 운영의 목적이라고 평생교육팀 노추진 사회복지사는 말한다.
뿐만 아니라 세대간 갈등이 심한 요즘 시대에 인형극 방문공연을 통해 세대간의 소통과 이해의 창이 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도 했다.
지난 2년간 총 23회의 순회공연을 가졌는데, 한달 평균 2회꼴이다. 이들의 공연이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이 나 작년 12월에는 ‘실버톡-스토리텔러’ 공익광고 시리즈에 출연해 일약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처음엔 대사 외우랴 인형 조작하랴 힘이 들어 포기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의 환호성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져 힘이 났어요. 목소리 연기가 아쉽긴 하지만…” (임오희·76세)
“공연을 보는 아이들과 같이 노래하며 나는 참 행복했어요. 내가 60대에 잘한 일은 이 인형극을 한 일 같아요.” (조금순·64세)
“나쁜 아저씨 역할이라 조금 민망스럽긴 했지만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나요.” (곽춘대·72세)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이젠 자신감이 생기고, 자원봉사활동 중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인형극단에 들어온 것이 제일 잘한 일 같아요.” (우경자·72세)
“어른들의 도덕교육이 절실한 때에 이러한 인형극을 하게 돼 큰 보람을 느껴요. 우리 아이들 누가 지켜야 하나요?” (한춘자·71세)
“봉사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 줄 줄은 몰랐어요.” (이원랑·71세)
“아동성폭력 예방의 몫은 우리 노인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김경자·68세)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정말 보람있다.” “재미있다” “행복하다”였다.
그런 이들의 노년의 ‘아름다운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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