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옥 (사)세종전통음식연구소장

▲ 조태옥 (사)세종전통음식연구소장

위생관리·품질 규격화로
일정한 맛과 풍미를 갖는
제품 생산에 힘써야

우리 조상들은 삼국 형성기에 염장기술과 양조기술을 정착시켰다. 삼국시대 초기에 이미 오늘날 우리 음식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주류, 식초류, 침채류, 혜류 등 5대 발효음식 문화권을 완성한 것이다. 이들 저장성 발효음식은 오늘날까지 우리음식 문화의 근간이 돼오고 있다.
장류는 자연의 재료로 자연의 힘을 이용해 만든 우리나라의 발효음식으로서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해 웰빙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발효 음식 중의 하나다.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한 전통음식인 장을 현대에서도 충분히 즐기고 맛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손쉽게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DIY형 간편고추장 담그기 기술을 개발, 체험마을을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다. 쌀가루나 보릿가루 대신 호화된 전분(팽화미), 엿기름 대신 쌀누룩(황국)을 활용해 전분을 익히고 당화하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으며, 최적량으로 재료를 계량, 표준화해 키트 형태로 보급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고추장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했다.
오늘날 환경 친화적인 상품 개발에 대한 요구가 새롭게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 향토음식의 근간인 장류를 상품화하고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생관리문제와 품질의 규격화 등에 힘써야 한다. 또한 우수한 균주(菌株)를 선발해 품질의 규격화·단일화를 통해 일정한 맛과 풍미를 갖는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처음으로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전통식품 발효미생물 종균 보급 시범사업은 시의적절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사업은 국내 전통 발효식품에서 장류·주류·식초류의 우수한 우량 종균을 분리·배양해 시군농업기술센터에 분양하고, 각 센터에서는 지역 농업인에게 분양해 전통식품 생산에 활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장류를 다량생산 체제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산업화에 적합한 합리화된 제조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또한, 우리 장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여러 나라의 선호식품과 어울림 식품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전통장류가 갖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고기능성 장류 개발을 매뉴얼화하고, 된장라면, 고추장 피자, 된장스프 등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음식들을 개발한다면 세계 진출은 물론, 국민 건강 증진에도 이바지할 수 있는 제품으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상품화 및 판매 촉진을 위한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 강화,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한 지역단위 네트워크 구축과 연계 지원 등 긴밀한 협력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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