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박사

▲ 송진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박사
선조의 지혜 돋보이는
건강 발효식품이자
힐링푸드의 새 블루오션

근래 몇 년간 식품업계의 소비 트렌드와 키워드는 ‘간편’과 ‘웰빙’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웰빙을 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힐링(Heal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에서도 건강과 질병을 예방하는 힐링푸드가 주목 받고 있다.
작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0년 건강검진자의 진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30세 이상 건강검진 수검자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사증후군의 주된 원인은 육류와 기름진 음식, 단음식 섭취의 증가 등에 따른 복부비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화된 식생활과 사회환경, 식품산업의 트렌드 속에서 한국 음식의 뿌리이며, 은근과 끈기로 대표되는 된장은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건강 발효식품으로서 힐링푸드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하겠다.
과거 식품업계는 급속히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간편하고 보존성과 안전성 강화를 선호하는 분위기에 맞는 제품을 개발·판매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자연 친화적인 슬로우푸드가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면서 판매를 이끌고 있고, 특히 된장은 콩을 주원료로 하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자 자연발효 과정의 다양한 미생물에 의해 더할 나위없는 슈퍼 건강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된장은 콩보다 단백질 함량은 적지만 미생물에 의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소화흡수율이 높아지며, 된장의 탄수화물은 분해과정에서 장내 유용유산균인 비피더스균의 좋은 먹이인 올리고당 함량이 많아진다. 콩에는 없으나 발효 후에만 나타나는 혈전용해효소는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혈전을 녹여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알려져 있고, 항산화물질로 잘 알려진 이소플라본 등 발효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지방산, 식이섬유 등 된장은 다양하고 유용한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해마다 음력 정월 이후 집집마다 장을 담그던 모습은 이제 많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공장에서 생산하는 장류가 차지하고 있다. 시대와 사회모습에 따라 생산방식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된장은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다. 특히 드라마와 K-pop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열풍을 김치와 된장 등을 세계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오늘 저녁은 설날 시댁에서 가져온 시래기로 된장국을 끓여 먹어야겠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