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한국내전 전후 우리의 식량사정은 너무나 피폐했다
식량부족상황은 심각했다.
거기에다 전쟁의 여파로 차량마저 파손되어 운송이 여의치 않아 식량구하기가 참으로 곤궁했다.
4~5월 식량곳간이 거의 바닥이 나는 춘궁기(春窮期)가 닥치면 절량(絶糧)으로 굶주리는 사람들의 비참한 현장 로포기사가 사회면을 뒤덮던 슬픈 시절이었다.
이때 어머니들은 식구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요즈음 사람들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식단으로 한끼 식사를 마련하기 급급했다. 예를 든다면 술찌개미, 깻묵, 쌀겨 등을 비롯 심지어는 소나무껍질을 식재료로 썼다.
이 당시 철없던 아이들은 어머니가 싸주던 보리밥도시락이 부끄러워 어머니 모르게 슬그머니 집에 남겨두고 학교에 갔다.
허기져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는 쌀한움큼으로 따뜻한 밥을 지어 비상용으로 감춰두었던 볶은 콩가루에 비벼 주었다.
때로는 밥에 진간장과 참기름을 떨어뜨려 비벼 주었다. 이때 밥맛은 꿀맛으로 환상적이었다.
저녁에는 죽을 쑤어 먹은 뒤 뛰어놀라 치면 배 꺼진다며 이부자리 펴며 서둘러 자라고 채근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이런 광경은 그나마 호사한 얘기였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학생들 모두가 함께 앉아 정부가 내주는 밥을 먹는 무상급식시대를 맞았다.
그런데 일부 어머니들 간에 급식비 미달로 부실한 반찬에 혹여 영양결핍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는 얘기가 돈다.
식량부족시대와 풍요의 시대 불문하고 어머니의 자식 먹거리걱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 면밀한 시책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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