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익 수 지도관
충남농업기술원 생활자원과

농작업 편이장비 개발해
즐겁고 행복한 농촌을…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한다. 여성대통령도 선출됐고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분위기도 그러하다. 농업분야도 50.8%가 여성농업인으로서 우리나라 농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농업인들은 고되고 반복된 농작업으로 무릎관절, 허리, 어깨 등의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김매기·파종작업, 고추·깻잎 수확, 각종 작물재배와 수확작업은 거의 여성들이 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그들이 간편하게 농사일에 접목시킬 수 있는 농기계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힘든 일을 개선하는 것은 나라가 할 일’이라며 3농 사상에서 말씀하셨다. 따라서 여성농업인이 힘을 덜 들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편이장비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작목과 농가형편에 맞는 편이장비의 개발이야말로 여성농업인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은 물론 삶의 질 향상과 그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재배방법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기존의 밀식 다수확재배 영농방식을 탈피하고, 농작업 편이장비가 작목과 잘 어울리게 밭고랑을 넓혀주는 등 편이장비 사용이 편리하게 재배방법이 개선돼야 한다. 둘째, 새로운 편이장비가 개발돼야 한다.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기 반복작업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유발되는데, 이에 맞는 농작업 편이장비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난해 농작업 편이장비로 개발한 ‘깻잎수확 다용도 의자차’는 이 같은 반복작업을 개선한 대표적인 예다.
셋째, 농작업 환경의 개선이다. 우리농촌의 농작업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농약병이 제대로 보관되고 있지 않고, 안전장치가 없는 농기계, 농기구 등도 많다. 이러한 작업조건이 농업재해로 이어져 농업재해율이 타 산업에 비해 2.4배가 높아 농작업 환경개선이 시급하다. 잠금장치가 있는 농약보관함이나 농기구 정리대 등을 설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넷째, 교육이다. 편이장비의 보급에 따른 사용방법, 농작업 환경개선 방법, 농작업 피로회복 체조 등 필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추진으로 여성농업인들이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고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다섯째, 건강인증마을 도입이다. 여성농업인과 고령자가 편하게 일하고 재해를 줄이는 교육을 추진하고 마을 환경을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건강인증 마을’ 제도를 도입해 살기 좋고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강소농’과 충청남도가 부르짖는 ‘3농 혁신’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농업 발전은 농업인의 건강이 우선이다. 질병 유발을 줄이고 농작업 피로를 감소시키며 농작업 능률을 높여주는 농작업 편이장비 개발·보급으로 농사일이 즐겁고 행복한 농촌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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