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수원예총회장·시인

김 훈 동
수원예총회장·시인

"훌륭한 시작은
훌륭한 끈을 만든다.
열악한 농업환경에도
농업인들은
‘가능성의 꿈과 희망’을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원단(元旦)이면 누구나가 꿈을 꾸고 싶어 한다. 좋은 꿈을 소망하는 의식의 밑바닥에는 언제나 황금의 열매가 매달려 있다. 
오는 2월25일 18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 한분 한분이 새로운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48개국을 대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행복순위는 97위로 나타났다.
행복한 삶의 요소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를 어떻게 모든 국민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는 어렵다. 
진정한 행복은 이웃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가로막는 마음의 빗장을 풀 때 얻을 수 있다. 즐거운 인생은 스스로 창조해내야 한다. 다른 이들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농작물을 키우는 일은 고되지만 즐거운 일이다. 농작물이 조금씩 아름답게 성장해 갈 때마다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수확의 기쁨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행복은 인간이 잘 먹고 잘 사는 생활 속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적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곡물자급률이 겨우 22.6%인 나라다. 그런데도 수입 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끝없는 시장개방이 우리 농업을 어렵게 만든 주범이다. 농업기반이 무너져 내려 그 피해가 결국에는 부메랑이 되어 국민들에게 되돌아오고 있지 않은가. 농가소득은 도시가구 소득의 절반으로 뚝 떨어져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소득안정망의 그물코를 촘촘히 짜 줘야 한다. 수출에 바탕을 둔 한국경제의 특성상 무역자유화가 불가피하지만 그로인한 농업, 농업인의 희생은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해에는 무엇을 이루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야 한다. 소망을 가지면 목표의식이 분명해진다. 계사년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농업인의 위치에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훌륭한 시작은 훌륭한 끈을 만든다. 열악한 농업환경에도 농업인들은 ‘가능성의 꿈과 희망’을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 천리를 가려면 첫 걸음이 올발라야 한다. 소망을 갖고 생활하면 두려움도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고전 같이 들리겠지만 농업은 여전히 모든 산업의 으뜸이다. 식량자급률 22%대로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새 시대의 밭에 농업인들이 희망의 씨앗을 뿌릴 수 있게 해야 한다. 농업인의 사기를 꺾지 말고 좀 더 북돋아준다면 농촌은 활력을 찾아 그 풍요를 온 국민에게 되돌릴 수 있다. 농촌을 도시에 못지않은 삶의 공간으로 만들고, 농업을 다른 산업에 손색없는 것으로 만들겠다는 정책적 의지와 그에 걸맞은 투자의 대폭 확대도 잇따라야 한다.
글로벌 경제가 뒤숭숭한 요즘에 물질 못지않게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정신적인 지원과 성원이다. 농업인들을 격려해 주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손길이 아쉽다. 농업인이 의욕과 희망을 상실하고 있기에 그렇다. 똑 같은 어려움을 만나도 잘 이겨내는 것은 바로 소망을 품고 살기 때문이다.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승리한다. 매사를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곧 소망을 품고 있다는 증거다.
소망도 농업인 각자의 분수와 처지에 맞아야 한다. 새해 시작할 때의 꿈과 희망을 가슴 속에 항상 간직한다면 분명 농업인을 성공과 행복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2013 계사년, 농업인 모두가 반기는 ‘농민행복시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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