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신청자는 2010년 한 해 동안 4만6972명이었는데 지난해엔 6만5171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만 해도 작년보다 많은 6만7437명에 달해 연말까지 9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요즘 은행들이 급증하는 개인회생 신청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개인회생이란 빚이 많아 갚기 어렵게 된 개인이 법원에 원리금 탕감을 신청하는 것이다. 법원 인가를 받으면 소득에서 최저생계비의 약 1.5배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빚을 갚는 데 써야 한다.
하지만 5년이 지나면 남은 대출 원금을 모두 탕감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4인 가족 가장이고 월 300만원을 버는 사람이 1억원의 빚에 대해 개인회생에 들어가면 최저생계비 150만원의 1.5배인 225만원을 제외한 75만원을 매달 갚는다. 이렇게 5년이 지나 4500만원을 상환하면 나머지 원금 5500만원은 전액 면제받게 된다.
개인회생은 성실히 노력해도 도저히 갚을 수 없는 과중한 빚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의 제도이다. 하지만 제도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게 금융회사들의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이 작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개인회생이 인가된 대출을 분석해 보니 8.5%가 대출을 받고 나서 4개월 이내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법원은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외부 인사가 포함된 심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개인회생 인가를 내주고 있다고 말하는데, 신청자 중 70~80%는 인가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개인회생이 늘어난 만큼 개인파산이 줄고 있다. 개인파산 신청자는 2010년 8만4725명이던 것이 작년에는 6만9755명으로 줄어들었다. 2010년부터 수도권 법원을 중심으로 개인파산 심사를 엄격하게 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회생은 일부라도 받을 수 있지만 개인파산은 대출받은 사람의 재산을 제로로 만들면서 곧바로 채무를 면책해 주기 때문에 한 푼도 못 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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