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희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연구관

 

남 성 희 연구관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미래 먹을거리 해결해주고
지구환경 지키는 곤충은
이상적인 영양원 공급

중국 북경의 왕푸징 거리는 곤충요리의 천국이다. 그 곳에는 ‘세상에 이런 곤충도 있나?’ 할 정도로 다양한 벌레들이 요리로 변신해 거리를 덮고 있다. 이처럼 곤충은 왕푸징의 재밋거리가 아니라 우리가 절실하게 단백질원으로 활용해야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가 곤충을 먹는 것에는 몇 가지 분명한 의미가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세계인구는 70억을 돌파했고, 2050년에는 90억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 만큼 식량생산이 증대돼야 하는데, 식량 소비량은 늘어나고, 지구온난화로 수확량은 감소할 뿐 아니라 바이오에너지 개발로 인한 수요 폭등으로 식량 부족은 더 심각해지게 될 것이다. UN산하 식량농업기구는 육류 생산비용 때문에 2050년에는 쇠고기가 고가 사치품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다. 미래에 곤충은 쇠고기 등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식량자원으로서 큰 가치를 가진다. 동물먹이를 20㎏으로 기준할 때, 쇠고기는 2㎏, 돼지고기는 6㎏, 닭고기는 10㎏을 생산할 수 있지만, 곤충고기는 12㎏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가공처리 후에도 돼지는 30%, 닭은 35%, 양은 65%가 버려지지만 귀뚜라미는 20%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곤충은 미래 대체 식량원으로 매우 효율적이다. 또한 유럽연합(EU)에서는 인구급증에 따른 식량부족 위기 해결을 위해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곤충먹기 캠페인을 위해 265만파운드를 투입하기로 했다.
곤충은 냉혈동물이므로 체내 온도유지를 위해 먹이를 많이 소비하지 않아 사료 소모가 적다. 예를 들면 1㎏의 쇠고기 생산 위해 7.7㎏의 사료가 필요한 데 반해 귀뚜라미 먹이는 1.7㎏에 불과하며, 물 소모량은 소는 4만 리터지만 곤충은 훨씬 적다. 더욱이 곤충은 가축사육 대비 온실가스 및 암모니아 배출이 적어 가축을 대신한 곤충의 단백질은 미래환경을 보전하는데 매우 적합한 수단이 된다.
인류가 먹는 곤충은 1,700여 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오리건주립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딸기쨈이나 땅콩버터, 소스 등의 요리와 함께 곤충을 1년에 0.5㎏ 가량의 먹고 있다고 보고한다. 곤충이 오랫동안 인류의 먹을거리 목록에 올라있는 이유는 맛과 영양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하고 건강에 해로운 지방 함량이 매우 낮아 소고기 등을 대체할 훌륭한 식품자원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곤충을 먹는다는 것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우리의 관념 속에 곤충은 다소 거리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선입견일 뿐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새우나 뱀장어 해삼과 같은 해산물과 무슨 차이가 있나를 생각해 봐야 한다.
곤충요리가 시대를 대변하고 있는 흐름을 봤을 때, 한국에서도 조만간 곤충요리는 왕푸징이 아니라 강남에서 강남스타일 방식으로 멋지게 요리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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