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무경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

 

윤 무 경 채소과장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수확 후 관리 매뉴얼
공동개발로 개도국
신선채소 공급에 기여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채소의 수확 후 손실이 무려 30~50%에 이른다고 한다. 이로인해 채소 섭취량 부족에 의한 건강 문제와 신선도 저하로 인한 안전성 우려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손실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개도국가와의 농업기술협력은 곡류의 생산량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도국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채소 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생산량 증가뿐만 아니라 신선하고 안전한 채소 공급을 위한 수확 후 관리기술의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개도국에서 채소가 높은 온도에서 수확되고 있고, 수확된 채소는 대용량의 상자에 담겨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압상 등이 발생하며, 온도관리가 잘 안 돼 부패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공기술이 부족해 장기적으로 채소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은 수확 후 저온유통 체계 구축 등 선진국과 같은 수확 후 관리체계를 적용하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따라 주로 열대·아열대인 개도국의 농업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수확 후 관리기술을 확립해 보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개도국에서도 농업인의 소득과 자국민에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채소를 공급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면서 채소의 선도유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으나 앞으로 수확 후 관리분야 협력사업을 통해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관련 국가들과 다자간 협력을 통해 수확 후 과정 중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전문가들이 함께 검토해 현장 적용 가능한 방법을 도출하고 표준화된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수확 후 토마토의 건전하고 균일한 과실을 선별하고, 수송상자는 물리적인 상처가 적으며 이동할 때 작업하기에 편리하도록 상자 및 용량을 바꿔주면 된다. 또한 저장유통 중에 부패를 억제하도록 하고, 생산지에서 발생하는 비상품과를 건조 등의 가공으로 연중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개도국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을 각각 대응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는 다자간 협력사업을 통해 개도국에 적합한 수확 후 관리 표준 매뉴얼을 공동으로 개발하면 된다. 이 매뉴얼을 개도국의 농업관련 산업체와 유관기관 등에 보급함으로써 개도국 국민들에게 보다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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