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환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박사

 

여 수 환 박사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자연계에서 우리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좋은 미생물을 찾는 것은 모래밭에서 사금을 찾는 것만큼 어렵다. 지금까지 연구 개발에 의해 지적재산권을 취득한 미생물은 많지만, 산업적으로 실용화된 종균의 수는 상당히 적다. 그렇다면 왜 실용화를 시키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어렵게 찾은 미생물이 원래 가지고 있던 특성을 변하지 않게 유지·보존시키는 기술이 부족해 선진국에서 종균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균을 사용하는 소비층이 부족해 경제성이 없는 것도 한 이유다.
최근 짧은 시간에 제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콩 발효식품인 청국장을 선호하는 층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비 형태를 들여다보면 건강식으로 인기가 있는 낫토균을 이용한 생청국장, 분말청국장이어서 일본으로부터 낫토균 수입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높은 재래식 찌개용 청국장은 종균을 첨가하지 않고 이불, 담요, 광목, 양파망, 목재 서랍, 벽면 등에 붙은 미생물에 의존해 제조되고 있어 만들 때마다 품질이 고르지 않아 소비자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혹, 원하지 않은 오염균이 생육하기 적합한 발효실에서 증식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준을 초과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살균·소독과 재건축 등에 의해 환경이 변하면 토착 발효미생물의 균수가 감소되거나, 외부 온도가 바뀌는 환절기에 이상발효가 일어나거나 바실러스균과 대장균 등 유해균의 오염으로 인해, 영업정지를 받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균 개발과 보급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따라서 발효식품 전반에 걸쳐 우수한 특성을 가진 발효 종균이 관련 업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는 한·중·일식은 물론 양식요리의 다양한 퓨전도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비빔밥에 생청국장을 적당량 넣으면 현재 청국장찌개로 소비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청국장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우리나라 장류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향후 개발된 종균을 안정적인 포자나 액체종국으로 가공해 이 제품을 희석, 스프레이 형태 등 간단한 사용법이 매뉴얼화 되면 보다 사용하기가 편리할 것이다. 한국의 장류가 안전한 발효식품으로서 세계로 수출되고, 외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식품으로 가공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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