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옥선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장

안 옥 선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장

토지·주택·일거리 해결돼야
농촌에 젊은 층 들어와

최근 귀농귀촌이 늘어나면서 농촌이 새 삶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농촌의 고령화율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베이비부머들의 유입과 함께 젊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공간으로 농촌이 변화돼야 한다. 필자는 최근 독일의 지역발전 정책과 추진현황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독일의 사례를 참고삼아 살고 싶은 우리농촌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먼저 지역발전 목표를 삶의 질 수준 향상에 둬야 한다. 우리는 지역발전을 추진하면서 소득 향상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소득도 삶의 질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독일에서도 공동작업장 등을 설치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교통, 상점 등 생활기반 서비스 기능이 불평등하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고, 빵집, 정육점이 없는 곳에는 이동식 차량이 시간을 정해 서비스함으로써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고 있다.
지역개발이 추진되려면 무엇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계획단계 뿐 아니라 추진 과정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 독일은 연방차원의 주요계획, 주정부 계획과 지구단위 계획이 있고, 이러한 계획과 연계한 지자체 계획, 전문분야별 계획이 수립되는데 이와 더불어 마을발전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법적구속력이 없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재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독려하기 위해 주정부 및 연방정부는 ‘우리 마을에 미래가 있다’는 경연대회를 3년마다 실시하고 선정된 마을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가운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전통성의 보존이다. 신규 주택 단지들도 기존 마을과 연계해서 외형적인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역개발도 자연환경, 농업환경, 주거환경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한 지역만을 위한 계획이 아닌 지역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
국내에도 권역별로 관광계획을 수립하는 사례가 늘고 있긴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 지역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젊은 층 유입에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최근 디지털기술이 발달해 거리적인 제한 없이 일할 수 있는 일들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거리적인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사업을 농촌으로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농촌지역개발사업이 추진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농촌에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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