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병 두
본지 사장

다양한 고객수요 충족할
종합농업컨설팅 필요
분야별 전문지도
능력배양이 선결과제

“원자기술이 농업에 접목되는 IT시대에 소비자의 요구(Needs)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농촌지도사업도 변해야 한다.”
농촌지도론의 저자이자 전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교수였던 반 덴 반(Van Den Ban)이 10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남기고 간 말이 생각난다.

선진국도 지도사업 위기로 진단
한국은 녹색혁명, 백색혁명의 성과를 거뒀었지만 세계화, 지방화 시대에 맞는 지도사업의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한국의 농촌진흥사업은 R/D와 지도·교육기능이 결합된 체계로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성공한 모델로 평가 받았지만 그건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생산중심의 지도과제와 방법으로는 다양성이 요구되는 시대에 적합하지 않으며, 지금은 농업인의 요구에 부응하는 종합 컨설팅이 요청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지도사업의 종주국인 미국도 지금 지도사업을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도이론에 명시된 지도사의 임무는 ‘농업인이 스스로 영농 문제를 해결하도록 가르치고 정보를 제공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돕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그것만으로는 지도사업이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나 현실에 집착하면 미래를 잃게 된다. 어쩌면 전통적 지도이론을 고쳐 써야 할 때인 것 같다.
투자 감소, 국민의 무관심, 농가인구 감소, 노령화 등 농업환경이 미국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당연히 지도사업도 고품질 안전농산물생산, 환경농업, 도시 소비자농업, 관광농업, 가정경제, 청소년 등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사이버 지도사업(e-Extension)을 위해 주립대학 전문가가 품목별 기술 경영 매뉴얼을 개발하고 일선 지도사가 기술정보를 농업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수요충족이 관건
농업은 자연재해에 무한 노출돼 있다. 농업인들은 기후환경 변화를 극복하고 농가소득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부족한 기술과 정보, 자금과 농자재, 농산물가격,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마케팅 기술 등 문제를 속 시원하게 풀어 줄 전문가를 찾고 있다.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은 농업인에게 있지만 의사결정과정에 필요한 기술정보 제공과 동기를 부여하고, 사업에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은 전문가의 몫이다.
지도사 한 사람이 만물박사가 될 수는 없다. 기술 하나만 하더라도 수많은 품목과 분야가 있는데 말이다. 이제는 분야별 전문성을 키우고 통찰력, 리더십, 다양한 네트워크 능력을 지니고 문제를 해결을 해 주는 메신저 역할과 상담과 조정자적 능력을 지닌 멀티 지도사가 필요한 시대다.

전문성·다양한 네트워크 능력 요구
지방화이후 지역별 특화된 품목이 발전하고 있다. 특화 품목에 관한 한 생산기술은 물론, 가공, 마케팅, 관광서비스분야를 두루 아울러는 전문지도 컨설팅이 시군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곳도 없지 않다.
자기분야 최고 전문가는 지금도 전국 농업인을 대상으로 지도와 상담을 하고 전국에 강사로 초청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도사업의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다. ‘향기가 있는 꽃에 나비가 모여든다,고 그는 말한다. 제도나 환경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는 자기계발에 매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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