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환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박사

여 수 환 박사
농촌진흥청 발효이용과

양조식초, 품질 규격화
고품질 상품화하면
세계시장 진출 가능

현재 국내시장에서 판매되는 식초의 종류를 살펴보면 주정을 희석해 무기염류를 첨가한 발효식초, 과즙을 30% 이상 첨가한 과실식초, 곡물을 4% 이상 첨가한 곡물식초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조미료 기능에서 마시는 웰빙형 건강용 식초로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100% 과즙식초 및 곡물 함량이 높아 유기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고품질 발효식초가 출시되고 있다.
식중독균 살균효과, 동맥경화·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효과, 콜레스테롤 저하효과, 체지방 감소 및 피로회복 등의 인체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식초의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종래의 조미용 식초보다 최근에는 음료 및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전통방법으로 빚은 농가형 항아리 양조식초의 맛과 냄새 등 제조상의 문제점이 해결되고, 국산 농산물 의 소비촉진 차원에서 식초는 발효식품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연간 소비되는 식초의 양도 급속히 증가해 농업인과 식초제조업체의 소득 증대가 전망되고 있다. 식초가 새로운 발효식품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원료 규격 강화, 최적의 발효조건, 숙성기간에 따른 품질 규격과 표기 등 문제점이 개선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정 원료의 일반 발효식초보다는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서라도 곡물 및 과즙 함량을 높여 발효 중 생성된 유기산과 유리아미노산이 풍부한 고급화된 식초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의 식초 매출 증가는 다양한 종류의 양조식초 개발을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이어질 것이며, 여기에는 종래의 전통양조식초 제조법을 개선하기 위한 고품질 식초제조 연구와 산업화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일본의 식초시장은 95% 이상 발효식초가 점유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마시는 음료형 식초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식초시장을 벤치마킹해 우리 시장에 맞는 농가형 양조식초시스템 구축을 통한 새로운 산업화 모델이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를 중심으로 전국에 확대·보급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시판되는 빙초산과 같은 저가 합성식초의 대량생산보다는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 또는 잉여 농산물 이용한 식초산업 활성화 방안으로서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 산업계에서는 품질 향상, 디자인 및 브랜드 구축, 시장의 다변화, 한식과의 동반진출 등이 모색돼야 한다.
또한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는 식초산업 육성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 규제 완화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학계 및 연구단체에서는 상품가치 제고 연구 및 해외 마케팅 활성화 연구 등이 추진돼야 한다. 21세기의 새로운 신산업군인 양조식초의 품질 규격화 및 고품질 상품화를 통해 식초시장은 고급화·현대화로 무장하고 세계적인 상품으로 발돋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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