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김 훈 동
수원예총 회장·시인
본지 칼럼니스트

"농촌문화를 되살려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농업은 국가존립의 기초다."

문화의 달, 10월이다. 오늘날 문화라는 낱말을 낯설게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농촌문화는 민족의 뿌리다. 우리의 문화는 농경문화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추수를 마치고 한 해의 노고를 달래던 농경사회의 놀이풍속이 전래돼 오늘날 다양한 문화축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 농촌의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와 농업의 다양한 자원을 도시민이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매력을 쉼 없이 찾아내야 한다. 우리 농업과 농촌이 죽어가고 있기에 그렇다. 도·농 간 소득균형이 깨져 농가소득은 도시가구의 65%까지 추락했다.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은 고령화와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해마다 다문화가족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업·농촌문제는 점차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정치권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문화는 행복이고 국력이다.’ 이 간결한 문구가 상징하듯이 문화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핵심 요소다.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경제적·물리적 기본 여건이 충족되면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갈망하게 마련이다. 디지털 혁명은 문화 활동의 범주와 성격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농촌문화를 되살려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농업은 국가존립의 기초다. FTA로 벼랑 끝에 선 우리 농업을 반듯하게 살리기 위해서도 그렇다. 문화는 인간다운 삶을 주도하는 정신의 활력이며 공동체를 떠받치는 정신의 뿌리다. 유대감을 다지고 생활의 활력을 북돋아주는 문화의 달이길 바란다.
문화는 인간의 오감을 통해 두뇌에 쾌감을 제공하고 심리적 즐거움, 만족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문화는 단순히 소모적이고 오락적인 기능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창의적인 경제 사회를 조성하고 무한한 생산성을 유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문화 활동을 통해 그 주변 비즈니스에도 상당한 경제적 편익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농촌에 문화제가 개최되면 그로 인해 많은 경제적 이익을 보게 된다. 금산 인삼문화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이 그 본보기다. 문화는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신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유지해야만 한다. 최근 외래문화, 국적불명의 문화가 범람해 문화적 정체성이 상실되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관과 사회질서를 파괴할 수 있어 염려스럽다. 
문화는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 그저 심심풀이 소일거리에 불과한 것도 아니며 사치스러운 장식물도 아니다. 문화는 개인적·사회적으로 인간의 행복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하다. 물론 물질적 안정과 함께 정신적 만족도 채워져야만 한다. 대중문화에 비해 전통문화에 대한 수요가 매우 저조하다, 돈이 되지 않기에 그렇다. 그렇게 되면 전통문화는 보전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고사해 버릴 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의 뒷받침이 절실하다. 문화는 삶이며 동력이기 때문이다.
농촌문화 없이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농촌이 도시 못지않게 삶의 질이 보장되고 자아실현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돼야 한다. 농촌지역주민 모두에게 문화향수와 참여의 기회가 고루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촌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아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사라져가는 우리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발굴 되살리는 ‘문화의 달’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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