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도네시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역설한 양승윤 한국외국어대학 명예교수

5천만명 한국인보다 더 잘 살아 한국시장 보다 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죽이 잘 맞는 상생의 국가
비동맹 구성 주도, 세계외교의 맹주 한국통일에 역할 기대

한국외국어대학 말레이·인도네시아어학과 양승윤 명예교수(65)는 외대를 졸업한 뒤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가자마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뒤 지금껏 모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며 인도네시아인을 둘째며느리로 맞이한 국내 최고의 인도네시아 통(通)이다.
그와 만나 인도네시아의 자원보유 실태, 국가위상, 국민의식, 문화 전반과 한·인도네시아간의 관계 등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에는 앞으로 큰 협력으로 상생발전을 도모할, 우리와 아주 가까운 선진국가라고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전체인구 2억5천만명 중 87%가 이슬람수니파교도를 포용한 세계 최대 이슬람교국(敎國)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슬람교 이외 신·구기독교와 불교, 힌두교 심지어는 2005년 유교를 종교로 인정, 이교도를 서로 아우르는 이슬람정권 국가라고 했다.

식량·집·옷 걱정 없는 자원부국
인도네시아의 국토면적은 한국의 9배인 129만㎢로 바다를 포함하면 미국대륙에 육박하는 대국이다. 세계 최대의 섬 보유국으로 17,508개의 섬을 가진 나라이다. 양질의 지하자원인 주석, 구리, 금, 석탄을 가지고 있다. 석유는 자급에 미달해 일부를 수입하지만 자원부국이다. 산업화가 더뎌 1인당 국민소득은 8,343불에 불과하지만 소득상위 5,000만명이 한국인보다 더 잘산다고 했다. 국가 총생산규모인 GDP가 세계 17위로 G20회원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는 인도네시아를 한국의 주요 무역국가로 평가했다.
“삼성은 휴대폰, LG는 바로 에어컨이라고 통할만큼 판매를 많이 하며 이들 전자제품 판매는 한국시장보다 넓다고 봅니다. 아주 수출이 유망한 국가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적도의 나라로서 연평균기온이 30℃로 더운 나라이지만 주위가 숲으로 둘러쌓여 있어 직사광선을 쬐지 않는 한 우리보다 덮지 않다고 한다. 땅이 화산지대로 비옥해 100% 전분성분을 가진, 영어로는 카사바, 인도네시아어로는 타피오카로 불리는 감자와 고구마가 합쳐진 맛을 가진 작물과 바나나, 파파야, 야자 등 과일이 풍부하고 옷, 식량, 집 걱정 없이 푸근하게 산다고 했다. 타피오카는 우표용 풀을 비롯 떡, 밥, 술 등 오만가지로 쓰인다고 했다. 우리는 타피오카를 수입해 소주 주정용으로 쓴다.
이처럼 자원부국이지만 산업화가 더뎌 바이오에너지산업과 녹색성장산업에 힘을 쏟는다고… 특히 항공기 산업에 주력, 우리나라의 조선산업보다 더 힘을 기울여 한국 군수송기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산(産)이라고 했다.

국민들, 역사와 문화에 우월감 가져
인도네시아에는 300여개의 종족과 600여개의 언어가 있다. 민족주의자였던 고(故) 수카르노 대통령은 1928년부터 하나의 민족, 한국가 통합과 하나의 언어를 국어로 삼아 국어 통용(通用)을 종용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널리 국어가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산간 오지 종족은 국어사용을 못하고 종족언어를 쓰고 있다.
이슬람 사회와 유명대학을 졸업하려면 졸업전 한학기동안 KCC라는 현장실습을 이수해야 졸업을 하게 된다. 실습은 농촌현장에 나가 국문학과생은 현지 언어, 건축학과 학생은 빈민가옥 건조 및 개보수작업을 통한 현장실습 뒤 동네 이장으로부터 학점을 받아야 졸업을 하게 된다. 학점이 나쁘면 졸업이 보류된다고 했다.
양 교수는 이같은 KCC실습과정은 대학생이 국가발전의 기둥이며 간성이라는 자부와 긍지 및 애국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육이념으로 비롯되었다고 풀이해 줬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자기 문화와 역사를 매우 숭상하며 자기문화에 우월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세미나 개최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는데 자신의 말보다 남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온순하고 술을 많이 안먹고 이직률이 낮아 한국원양어선의 선원 60~70%가 인도네시아사람일만큼 우리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국민이라고 했다.

한국 교민 3만5천, 기업 1200개 진출
인도네시아는 바다에 둘러쌓인 나라로 잠수함이 필요해 한국산 잠수함 3척을 사갔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5대 투자국이고, 10대 교역국이다. 한·인도네시아간 경제협력관계는 최상 최대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간의 유대관계는 최상이다.
양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잠재력을 크게 가진 나라로 우리에게 자원, 시장, 노동력을 크게 보태줄 매력이 있는 국가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에는 한국교민 3만5천명이 있고, 일시거주자는 5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한국기업 1200개가 진출해 있으며 투자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간에는 자연목 벌목 뒤 경제림을 식수하는 그린프로젝트를 가장 크게 전개중에 있다. 한국전력은 서부 수마트라에서 야자활용 바이오에너지프로젝트를 가장 열심히 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하수가 나빠 정수기를 엄청나게 많이 팔고 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인도네시아 제2도시인 수라바야에 총영사관을 열 예정이다.

세계외교의 맹주…한국통일 기여할 듯
양 교수는 양국간 경제협력 외에도 남북간 대립관계를 푸는데에 인도네시아가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양 교수는 인도네시아가 세계외교의 맹주임을 이렇게 설명해 줬다.
“1945년부터 1965년까지 인도네시아를 다스렸던 수카르노 대통령은 동서냉전시대 비동맹국 구성을 주도한 세계외교를 좌우한 맹주였습니다. 수카르노 대통령은 14년간 계속된 캄보디아 내전 당시 200만명이 죽어가는 내전에 개입, 종전을 중재해 낸 외교의 달인이었습니다. 케네디와 후르시초프는 수카르노 앞에서는 쩔쩔 맸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미국과 미얀마 군사정권과의 다툼을 중재, 민주화의 숨통을 터 주었습니다.”
한·인도네시아는 죽이 잘 맞는 상생의 국가로 포항제철과 인도네시아간의 일관제철소를 70%대 30%로 공동투자, 운영 중에 있다.
양 교수는 “인도네시아가 남북한간 교류와 통일문제에 있어 외교상의 큰 역할을 할 것이며 그 위상이 한반도 주변 4강 못지 않을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아마도 북한 김정은의 첫번째 초청 방문 국가원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양 교수는 북한과 중국이 아주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지만 북한은 인도네시아쪽과의 친교에 공을 더 많이 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 5월13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이 자카르타를 방문한데서도 확인된다고 했다.
양 교수는 “중국을 무서워하지 않는 나라가 딱 한 곳이 있는데 그곳은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면 저자세를 보입니다.”라고 했다.
양 교수는 거듭 인도네시아의 외교강점과 위상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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