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식문화의 쌍벽을 이루어 온 것이 간장, 된장, 고추장, 막장하는 장류와 배추김치, 무김치, 깍두기 하는 김치류이다. 그밖에 새우젓 등 젓갈류와 그 많은 장아찌류도 발효음식이다. 한국의 전통밥상의 85%가 발효음식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 사람이 외국에 가면 그 나라 음식은 한 두 끼도 못 먹고 한국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사람의 혓바닥에는 실제 각기 다른 맛을 감지하는 미각의 영역이 있다. 발효음식에 익숙한 우리에게 외국음식은 아무리 잘 먹어도 발효 미역(味域)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의 식문화도 이제 서서히 발효음식의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 미국의 건강잡지(Health)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바 있다. 김치를 상식하는 나라가 90여 개국에 이르고 있다. 뉴욕 시가지에 냄새가 진동하는 된장찌개가 열풍이라 한다. 몇 년 전 필리핀의 한 지인이 한국연수를 마치고 귀국길에 내게 고춧가루를 사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 한국체류 중 김치에 입맛을 들인 탓에 하루도 김치 없이는 못살 것 같아 김치를 담겠다는 것이다. 김치의 세계화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발효음식의 대표주자인 김치와 장류는 비만억제, 혈압, 암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발효식품과 채소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한식이야 말로 세계인의 웰빙욕구를 충족하는 가장 우수한 음식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농림수산식품부가 한식세계화지수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한식이 12개나라 음식 중 7위에 그쳤다고 한다. 우수한 발효음식 문화를 가졌건만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투자와 홍보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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