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다문화특별기획-다문화가정 친정나들이

<농협재단이 후원하는 ‘다문화가정 친정나들이’ 행사에 선정된 가족들이 항공권전달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농협재단·적십자·다문화지원센터 등 친정나들이 지원 확대

“비용 많이 든다” 지나친 껴안기 목소리도 있으나...
 한국생활 심리적 안정·조기 정착에 도움 되고,
 국가이미지 제고 등 긍정적 요소 많아

“친정에 갈 수 있다니 정말 꿈은 아니겠죠. 친정 부모님께 한국에서 태어난 손자이야기도 들려드리고, 약이며 옷이며 좋은 한국제품들도 드리고 싶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2005년 베트남에서 시집온 쩐티르어(30)는 8월 베트남으로 출국을 앞두고, 소풍을 기다리는 어린이처럼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있다. 행복을 꿈꾸며 오로지 남편만 바라보고 시집온 한국에서 남편은 불의의 사고로 두 팔을 잃었고 아들은 선천성 심장장애로 태어났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쩐티르어 씨는 부지런하고 씩씩한 농업인으로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쩐 씨처럼 ‘달나라처럼 먼’ 친정을 그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결혼이주다문화가정 여성들을 위한 ‘친정나들이’ 지원이 기관·단체·시설 등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농협재단, 6년간 3,294명
친정나들이 지원

농협재단(이사장 최원병)은 지난달 26일, 올해 농촌여성결혼이민자 217가정, 856명을 대상으로 모국방문 지원 사업을 펼친다고  밝혔다. 이주여성 본인은 물론 남편, 자녀 등을 포함한 숫자다.
재단관계자는 “영농에 종사하고 있는 외국인 여성농업인 가정 중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모국방문이 힘들다고 판단되는 다문화가정을 우선 대상으로 했다”며 “친정나들이 지원 사업은 많은 자금과 인력이 투입되지만 농촌다문화가정에 삶의 활력소가 되고 미래 영농현장의 큰 부분을 차지할 이들을 우리나라농촌의 우수인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에서 기획된 것”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재단은 2007년 194가정, 761명에 대한 지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841가정, 3,294명에게 총 30억 원을 지원했다.
재단 관계자는 또 “2010년부터 대한항공과 업무협약을 통해 최고 40%의 항공권 할인을 받고 있으며 이로써 매년 더 많은 결혼이민자 가정이 모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부모부양·다자녀 저소득층 우선
전남 담양군도 지난 3월 6일부터 16일까지 담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주관으로 11일 동안 3가정의 친정나들이를 지원했다.
담양센터는 담양군거주 결혼이민자, 배우자, 자녀 중 여성결혼이민자의 한국입국일이 2007년 1월 1일 이전으로, 입국일 이후 친정방문 경험이 없는 국제결혼이주여성의 가정을 지원대상자로 한정했다.
센터 관계자는 “대상자 중 남편 사별 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가장으로 한 부모 가정도 포함시켰다”며 “우대조건(우선선발 요건)으로 국적취득여부, 저소득층, 다자녀, 시부모부양, 개인의 사연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가정 당 지원되는 왕복항공료는 최대 400만원으로 기타 비용은 자부담으로 하고 예산범위에서 인원수를 가감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도 도내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 다문화 가족 27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26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9박 10일 동안 친정나들이를 진행하고 있다.
밀양시 상동면에 사는 슈라토스제랄딘(45) 씨는 “결혼 후 처음으로 가는 친정나들이다. 아이들도 외할아버지, 할머니를 처음 본 다니 기대에 부풀어 있다”며 “이런 기회를 마련해주신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 뭐라고 감사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고마워했다.
적십자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에게 모국방문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정착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기관이나 단체 개인 등 더 많은 분들이 이 사업을 위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STX 복지재단, 영월교도소, 삼척시, 울주군, 완주군, 남해군 등에서도 다문화여성에 대한 친정나들이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한국농수산유통공사(aT 공사)도 올해 4가정을 대상으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지나친 지원”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있으나 친정나들이지원 관계자들은 “이주여성에게 한국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키우고 자녀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친정식구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현지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도 꼭 해야 할 사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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