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 인구학자 이상림 박사에게 듣는다

<지난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혼인이주 현상에 대한 인구학적 조망’ 토론회가 열렸다.>

‘혼인이주 현상에 대한 인구학적 조망’ 토론회서 제기

어린신부였던 그녀들, 이제 곧 중년
인구감소로 장가갈 남성 자체가 줄어
결혼이주여성, 당분간 완만한 증가세

<이상림 박사>

지난 15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혼인이주 현상에 대한 인구학적 조망’ 토론회는 국제결혼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부터 어언 30년이 지나고 있는 우리나라 다문화 현상을 인구학적 관점에서 조망한 자리다.
이 자리에서 기조발표자로 나선 인구학자 이상림 박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는 “미래 다문화정책은 40대 한국남편과 20대 어린 외국인 신부에 맞춰졌던 국제결혼관점을 폭넓게 확대해 생애단계별 관리·지원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인구학회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했으며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김석호 성균관대 교수가 참석했다.
박유권 통계청 사무관, 이혜경 배재대 교수, 신윤환 서강대 교수, 유승현 서울대 교수 등이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해 다문화통계정책, 결혼이주여성 송출국의 관점과 전망, 결혼이민 여성의 건강현황과 과제 등에 대해 토론했다.

2000년 이후 국제결혼이 급격히 늘어났다. 향후 10년간 어떤 변화를 보일지 궁금하다.
-국제결혼 건수는 2005년 4만2천 건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구자체가 감소하는 추세로 25~44세까지 장가가야할 절대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00년대 초 860만 명이었지만 2028년에는 685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여성의 결혼율도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국제결혼추세가 급격히 감소할 것 같지는 않다. 중장기적으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2012년 현재 혼인이주자는 15만 명이다.

‘어린신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우리나라 국제결혼은 40대 한국인 남편과 20대 동남아·중국 여성과의 결혼이 보편적 모델로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러다 보니 다문화가정지원정책도 외국에서 온 어린신부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들에 대한 언어교육, 한국사회적응훈련, 영유아 보육지원 등에 대부분의 예산이 편중돼 왔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이제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우리는 결혼이주여성을 생각할 때 아직도 어린 신부만 떠올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만35세 이상의 결혼이주여성들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그 동안 아이들은 자라서 청소년이 됐고 연령차가 많이 나는 남편들은 노년에 접어들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주체가 됐고 아이들은 곧 어른이 돼 군대도 가고 취업도 해야 한다. 여성본인의 중년취업문제, 가족문제, 만성질환 등 노년에 관련된 새로운 정책적 요구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보조를 맞추는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트남 수교 20주년이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지금까지도 결혼이주여성의 50%는 중국출신이었다. 그런데 2006년부터 베트남 출신여성들은 늘어나는 반면 중국출신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2005년에 2만 명(중국)대 6천 명(베트나)이던 이주여성이 2010년 9천623명으로 같아진 것이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아마 중국의 경제발전이 가속화되면서 국제결혼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이주여성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베트남에 대한 깊은 이해와 국제결혼에 대한 양국 간의 정책공조가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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