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걸 본지 고문

채 희 걸
본지 고문

"고졸자 취업조장은
소득취약 농어민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시혜(施惠) 정책이다.
특히 취업후 대학에 진학하는
선직후학(先職後學)제도
조성에 힘써야 한다."

 

최근 고졸자 채용의 문호가 크게 열려 취업이 늘고 있다.
고졸자의 채용증가는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2016년이후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 따른 사회적 대처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비록 늦었지만 그동안 소외받았던 고졸자들의 채용문호가 열리게 된 것을 크게 반기며 환영한다. 고졸채용의 문호는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권과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비롯, 포철과 삼성, 현대, LG, SK 등 재벌기업들이 대폭 개방한 것이 반갑기 그지없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공무원선발시험 응시자격에 학력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9급공무원시험의 시험과목을 고졸자 수준의 학과로 변경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KBS-제1TV에서는 특성고졸업자의 기업취업을 지원하는 오디션형의 ‘스카우트’라는 이름의 방송프로를 개발, 방영중에 있다. 그리고 일부 일간 경제신문은 ‘제1회 대한민국 고졸인재 잡콘서트’라는 이름으로 학벌사회를 능력사회로 혁신시키려는 캠페인성 기사보도를 하는 등 각계가 고졸자 취업조장에 힘쓰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 이처럼 고교졸업자 취업조장을 위한 사회적분위기 조성이 단발성인 일시적 행사에 그치지 말고 영속적으로 실행, 고졸자취업조장, 인플라구축 등의 큰 전기가 되도록 관민 모두가 나서주기를 희망한다.
지난 5월30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졸자 56만명 중 58.6%만이 취업을 하고 나머지 42%인 20여만명은 직장을 못잡아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그 42%는 과잉학력으로 대학을 마치기까지 교육비 32조원을 날린 셈이라고 한다.
과잉학력의 원인은 대학진학을 성공의 조건으로 인식하는 국민적·사회적 병폐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과잉학력으로 끝내 직장을 못구한 대졸자들은 취업이 쉬운 기능직종을 얻기 위해 전문대학으로 하향 교육을 받는 고역을 치르기도 한다. 반면 한발 더 나아가 석·박사학위 취득에 매달리는 대졸자도 부지기수이다. 석·박사 취득 뒤에도 끝내 직업을 못구해 환경미화원 채용에 응시하는 처절한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박사학위 취득자 역시 직장을 못구해 중·고교졸업자 대상의  창업전선에 나서는 딱한 경우도 보게 된다.
정부는 과잉학력에 따른 교육비가 증발되지 않도록 고졸자 취업조장에 특별한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독일의 직업교육제도인 도제교육 도입을 적극 검토했으면 한다. 도제제도는 학교교육과 직업훈련을 병행하는 것으로 학교에서 이론교육과 교양을, 직장에서는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는 제도이다. 이처럼 직업교육정책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
그리고 학력(學歷) 중시보다 학력(學力)을 앞세우는 국민계도에도 힘써야 한다. 고교졸업생에 대해서는 선직후학(先職後學), 즉 취업 뒤에 대학진학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주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졸취업자의 직장경력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등의 대우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한편 재벌기업들은 고졸종업원 대상 직무능력개발을 위한 사내대학 개설운영에 특단의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
대학등록금 연800만원에 생활비 1,00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교육비는 소득이 취약한 농어민에게는 과중한 부담이다. 이런 마당에 고졸취업조장은 농어민에게 절실한 시혜대책이다. 이 대책을 강력추진, 농어민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