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약 1만5천 년에서 1만 년 전부터 재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벼는 인디카, 자포니카, 자바니카 등 3종류가 있는데 우리나라 벼는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재래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보릿고개를 벗어나게 한 통일벼가 탄생되기 전까지 자연진화에 머무르다가 통일벼 이후 50년 사이에 빠르게 인공진화가 가속되고 있다.

▲지구촌의 벼 재배= 벼는 물이 풍부하고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적도의 열대지역부터 고위도 저지대까지 널리 재배되고 있다. 주요생산국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태국 등이며,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세계의 10a당 평균 수확량은 369kg인데, 한국은 650kg으로 약 76%이상 높은 수준으로 세계 13위이다.
▲‘통일벼’ 녹색혁명 달성= 광복이후 격동의 60년대까지 벼 육종연구는 수량성이 정체돼 국민들의 배고픔 해결이 미흡했던 시기였다. 녹색혁명의 초석인 ‘통일’ 품종이 1971년 개발되면서 식량자급달성의 기반이 마련됐고, 마침내 1977년 쌀 자급자족을 달성했다.
▲맛으로 승부하는 벼= 식량자급이 달성된 뒤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량이 아닌 맛으로 승부하는 벼농사시대가 도래했다. 이 같은 시대요청에 따라 ‘운광벼’ ‘고품’ ‘하이아미’ ‘삼광’ ‘호품’ ‘칠보’ 등 모양과 밥맛, 내재해성까지 갖춘 최고의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생육기간이 짧아 소득작물 후작에 적합한 금오벼, 금오벼1~3호, 만월 등 15개 품종이 개발됐다.
▲기능성 벼의 등장= 수량성과 맛을 달성한 벼는 이제 건강기능성이 더해진 다양한 색의 유색미로 진화 중에 있다. 1990년 중국에 출장을 갔던 연구원이 흑자색쌀 ‘용금1호’의 가공 현미를 도입해 국내 최초의 흑미품종이 개발됐다. 웰빙시대를 맞아 어린이들에게 좋은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된 ‘하이아미’ ‘영안벼’가 개발됐다. 알코올 분해효과가 있는 ‘밀양263호’ 품종과 비만억제효과가 높은 다이어트용 ‘고아미4호’는 빈혈억제에도 효과가 높다.
▲가공맞춤형 벼의 탄생= 식생활 변화와 소비가 다양해지면서 쌀국수용 ‘새고아미’, 무균포장밥·쌀빵용 ‘보람찬’, 떡용 ‘드래찬’, 발아현미용 ‘삼광’ ‘큰눈’ 등 7개 품종이 계약재배 중에 있다. 최근 막걸리 열풍으로 막걸리주정용 ‘설갱’이 탄생되기도 했다.
▲가축사료·에너지로 변신하는 벼= 국내 조사료의 자급률 향상에 기여하는 총체사료용 벼가 등장해 벼의 조사료 전환이 기대된다. 총체사료용 벼는 이삭·줄기·잎 전체를 사료로 활용할 수 있어 조사료로서 영양가치가 우수하다. 그리고 화석연료난을 대비한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해 셀룰로오스 함량이 높은 신소재에너지 개발용 벼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도움말: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최임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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