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도정한 후 쌀을 제외하고 남게 되는 부산물인 볏짚, 왕겨, 싸라기와 미숙종자인 설미 등이 다양한 산업소재로 변신되고 있다.

생분해 영농자재로의 변신
사계절 전천후농업이 추진되면서 비닐농법이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써오던 석유화학제품인 비닐은 재활용이 어렵고, 미관 훼손, 토양·하천 오염을 유발한다. 특히 수거에 따른 막대한 노동력은 물론, 수거보상비만 171억 원이 지출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벼 부산물로 개발한 친환경바이오필름은 일반 피복용 비닐에 비해 강도는 3배 높고, 인장력은 50% 수준인데 이것이 실용화되면 부산물 가치 상승, 환경오염 방지, 노력·비용 절약이란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벼 부산물로 만든 비닐은 토양에서 자연분해돼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고, 비닐수거와 처리비용을 획기적으로 경감해줄 뿐만 아니라 자원재순환 제품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활용 생분해 의료소재로의 활용
볏짚, 왕겨 등에 풍부한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등은 모두 천연고분자 화합물이다. 현재 이를 스펀지, 수술용 봉합사 등의 형태로 이용하고 있으며 신장투석막, 바이오센서, 약물운송체인 패치 등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바이오플라스틱과 같은 소재는 인체 내에서 자연분해되기 때문에 의료용 소재로서 필수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또한 쌀겨는 천연화장품 소재, 항알레르기, 염증 억제, 콜레스테롤 감소와 혈소판 응집 억제, 위염 형성 억제 등의 다양한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산업소재로 기대되는 볏짚과 왕겨
볏짚과 왕겨에는 규소성분이 축적돼 있다. 규소는 반도체, 세라믹필터, 태양전지판 제조 등에 널리 쓰이는 중요한 재료다. 규소는 현재 양질의 모래에서 순수하게 석영만 분리해 정제한 후 순도가 높은 것을 산업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양질의 모래는 과다채취로 감소되고 있으며 공정자체가 탄소가스를 배출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왕겨에서 얻어지는 규소는 모래에 비해 간단한 공정으로 순도 높은 소재를 얻을 수 있다. 처리된 규소에서 얻어지는 탄화규소, 탄화규소 휘스커, 실리콘, 실리콘 나노분말 등은 고가의 정밀산업용 소재로 쓰인다.
탄화규소 세라믹스는 내연성, 내식성, 내마모성, 열충격 저항성이 매우 우수하다. 이에 이를 이용한 자동차용 디젤분리필터, 주물용 필터, 열교환기용 필터, 발전설비 분진용 필터 등과 반도체나 우주항공산업소재로의 개발연구가 진행 중이다.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생산
볏짚 등 벼 부산물은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적합한 성분을 갖고 있다. 일반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비해 리그린 함량이 낮고 50% 이상이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등 섬유질로 구성돼 있다. 셀룰로오스계 바이오매스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기후변화방지를 위한 청정연료로 가장 적합하다. 일본에서는 현미 1만5천톤을 처리해 6천700㎘의 에탄올을 생산 중이다.

<도움말: 농촌진흥청 신소재개발과 한상익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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