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민족국가이던 우리나라가 개방화와 국제교류의 확대, 외국노동력의 유입, 특히 결혼이민자의 진입으로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2010년 현재 등록된 외국인 총인구수는 전체인구의 1.9% 수준인 91만9천명에 이르고 있다. 2000~2008년 중 내국인 연평균 증가율은 0.42%인데 비해 외국인 증가율은 19.9%다. OECD 19개국 평균 5.9% 증가율에 비해서도 증가세가 엄청 빠르다.
산업인력난 해소와 농촌지역 미혼남성의 결혼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된 외국인 유입이 확산되면서 다문화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특히 2004~2010년 사이 농어촌의 국제결혼 사례가 전체 농어촌결혼사례의 27.4~41.4%를 차지하면서 농촌을 중심으로 다문화사회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농어촌의 결혼이민여성은 약 1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 가정에서 자녀를 2명 출산할 경우 2020년에는 19세 미만 농촌이구의 절반이 다문화 2세대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문화시대의 명암(明暗)
농촌에서 다문화가족이 점증하면서 이들이 농촌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요역할을 하는 주체가 될 것이다. 즉 20~30대 결혼이민여성이 초고령화된 농촌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다.
결혼이민자의 비율이 2000년 1.27%에서 2010년 4.19%로 늘어나면서 이들 중 부녀회장·이장 등의 역할을 맡아 농어촌 발전의 주역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농촌사회에서 새로운 2세 출산을 통해 가족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에 반해 일부 국민 중에는 순혈(純血)주의 보수가치관으로 인종차별의식이 발호해 암적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국내 정착 과정 중 문화·언어·풍속·사고방식이 서로 달라 공존의 길을 찾는 과정에서 많은 충돌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농촌다문화의 가치
농촌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다문화의 가치는 다양한 발전기능을 주고 있다. 그 첫째는 고령화를 완화하고 출산율을 높여 농촌 공동화를 억제하고, 농촌을 발전시키는 주요 견인역을 하고 있다. 둘째, 다양한 문화와 풍속, 특히 언어가 어울려 농촌의 세계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셋째, 세계화시대를 맞아 농촌지역의 신문화동맹의 연계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넷째, 다문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는 장소가 되고 있다.
기존 마을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작목을 도입·재배함으로써 신소득 창출의 동력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는 농촌 유지·발전의 원동력
70년대 이후 산업화로 농촌의 공동화(空洞化),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 농촌지역사회의 붕괴가 우려되던 상황에서 결혼이민여성의 유입으로 농촌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결혼이민여성은 후계농업인 탄생의 획기적인 계기가 되고 있으며, 식탁의 세계화와 다문화축제 도입을 통한 한국홍보의 외교관역 등 농촌문화의 쇄신을 앞당기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아열대작물을 도입해 재배함으로써 온난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다문화의 긍정적인 효과를 원만히 수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피부색·전통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따뜻한 배려가 절실하다. 이들은 한국을 이끌 또 다른 주역이다.

<도움말=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 양순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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