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공전(空前)의 대접전 끝에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국회의원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봤다.
국회의장을 두 차례 역임했던 이만섭 씨는 KBS TV자서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얘기를 했다. 한 때 공천에 탈락돼 낭인이 되어 열차를 타고 한강다리를 건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보면서 의원자리를 놓친 아픔에 가슴이 아렸다고 회고했다.
10대에서 13대까지 4선의원으로 국회와 당내 요직을 거쳐 노동부장관을 역임했던 남재희 씨는 의원자리를 놓친 뒤 권력갈망 금단현상에 무척 시달렸다고 그의 자전 에세이집 ‘문주(文酒) 40년사’에서 토로하고 있다.
의원은 나라예산과 정책의결권을 가지는 헌법기관의 일원이다. 따라서 의사당 내에서의 의정발언상 면책특권을 받고, 두둑한 세비(歲費)로 월 624만5천원을 받는다. 또한 4급 비서관을 비롯해 최대 9명의 보좌진을 거느릴 수 있다. 아울러 공항 내 귀빈실을 사용할 수 있고 KTX 무료승차의 특혜도 얻는다. 이런 특혜가 2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힘에 도취돼 역대 임기 중 몇몇 의원은 배임 등 범법으로 퇴출된다. 특히나 발언상 면책특권을 빌미로 듣기 민망한 막말을 해 국민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의정단상에 뛰어오르고 쇠톱과 망치 등으로 문을 뜯어낸다. 그뿐 아니라 최루가스를 투척해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광경이 외국 TV뉴스에 방영돼 한국정치의 후진상을 보인다.
이제 19대 새 국회는 무역 7위, GDP13위의 국민적인 긍지와 자부에 발맞춰 정치선진화를 이뤄내야 한다. 국사(國事) 의론을 사이좋게 하는 건전한 의정을 이끌어 나라발전을 반듯하게 견인해주기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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